▲ 김해중부경찰서 김해다문화치안센터 송덕순 경위(왼쪽)와 김명송 경장이 동상동 외국인 거리 공동체 치안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현동 기자

 외국인 소통·언어 문제 도움
 법률 상담·생활 지원 앞장서 
 센터 하루 평균 10여 명 방문
"내국인 따뜻한 관심·시선 필요"


"아직도 외국인에 대해 편견이나 나쁜 인식을 가진 내국인은 많습니다. 하지만 외모나 언어가 조금 다를 뿐, 외국인도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입니다. 그들 역시 한국 생활이 낯설고 어려울 겁니다. 이곳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그들을 돕는 것이 우리 센터의 역할입니다."
 
김해중부경찰서 김해다문화치안센터(이하 센터)가 최근 내·외국인간 문화적 격차·위화감 해소, 공동체 치안을 위한 여러 활동을 펼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이 곱지 못한 실정이라 센터의 활동은 지역 외국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센터에는 모두 4명의 경찰이 2명씩 1팀과 2팀으로 나뉘어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1팀은 송덕순 경위·김명송 경장, 2팀은 김정훈 경위·이철학 경사다. 
 
김명송 경장은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소통·언어 문제"라며 "한국인도 마찬가지다. 단순 해외여행을 가서도 말이 안 통해 답답하거나 힘들었던 경험이 많이 있을 것이다. 가이드를 고용하거나 귀국하면 그만이지만 외국인들은 생업을 위해 한국에 온 만큼 생사가 걸린 문제다. 반드시 따뜻한 손길로 도와줘야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지난 2016년 12월 개소했다. 김 경장은 이보다 앞선 5월 중순에 발령을 받아 이곳으로 왔다. 동상동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외국인들을 돕는 일을 시작한 것도 올해로 5년차다. 
 
여러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도 그가 가진 장점이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를 비롯해 대만 출신 아내를 둔 덕에 대만어까지 가능하다. 영어·대만어는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지만 중국어와 일본어는 유창하다. 이 외에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어 등의 언어도 인사를 주고받거나 식당에서 음식 주문이 가능한 수준이다. 
 
언어능력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을 도운 사례도 많이 전해진다. 2016년에는 무더위에 쓰러진 일본인 관광객을 도왔으며 가정불화로 가출한 중국인 결혼이주여성을 부산에서 발견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최근에는 미아가 돼 거리를 돌아다니던 인도네시아 남자 아이를 발견, 수소문 끝에 집을 찾아주고 해당 가정에 쌀과 생필품까지 전달했다. 또 아이를 출산했지만 국적 등록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인도네시아 여성이 행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집에 찾아가 절차를 안내했고 2월에는 미얀마 유학생들에게 마스크 400여 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센터는 생활 기초법률상담이나 범죄 관련 상담, 차량 보험 갱신, 교육 상담부터 보일러·에어컨 등 가전제품 고장, 유실물 보관, 외국인 쉼터 역할까지 하고 있다. 센터 개소 초기에는 하루 평균 3명이 방문했지만 4년이 흐른 지금은 하루에 10~20 명이 찾는다. 
 
송 경위는 "외국인들은 한국인, 특히 경찰에 대한 두려움을 아직 많이 갖고 있다. 진입장벽을 낮춰야 유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여러 생활친화적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센터를 '마음의 안식처'로 생각하고 더 자주 찾아줬으면 좋겠다. 내국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경장은 "앞으로 우리나라도 다문화국가가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동상동은 대한민국 30년 후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문화·다민족 국가를 향해 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외국인 거리는 미래 세대에 물려줄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다문화 관련 센터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센터가 다른 지역에서도 참고하는 최고의 롤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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