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전문, OO최고, OO특화병원 등, 우리 주위에는 전문성을 강조하는 의료기관이 참 많다. 대형병원부터 동네의원까지 저마다 경쟁력을 갖춘 진료분야를 내세워 홍보한다. 전국 전문의 수가 6만명이 넘는 현실에 의료정보가 부족한 국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느 전문병원을 찾아야 할지 막막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이런 고민이 많이 해소됐다. 보건복지부가 척추·관절·화상·중풍·재활 등 총 21개 질환과 진료과목에 대해 전문병원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은 특정 질환이나 진료과목을 특화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들 가운데 진료실적·의료인력·병상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 좋은 점수를 받은 곳을 말한다. 전국에 99곳(부산 12곳·경남 4곳)이 있다. 전문병원들은 대형병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특화한 분야의 진료 수준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앞선다는 평을 듣는다.

전문병원제 도입은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함도 있다.

지금 의료계는 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에 몰리는 쏠림현상으로 의료양극화가 심각해 결국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검증을 받은 지역의 전문병원이 저렴한 의료비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환자는 무작정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 직·간접적인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정부·병원이 모두 이득인 의료시스템이 정착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진료의 질을 평가하여 전문병원을 홍보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병원 선택의 좋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 99개 전문병원이 참여하는 대한전문병원협의회도 발족됐다. 새롭게 시작된 전문병원 제도의 올바른 정착과 의료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자 뜻을 모았다. 특히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개선, 적정 진료 실현, 국민의 의료 이용 편의성 증대를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건강보험의 진료비가 낮게 책정돼 일부 병원에서 과잉진료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문병원협의회가 앞장서서 진료 표준화 모델을 만들어 원칙에 충실한 적정진료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환자 유치를 위한 무리한 마케팅 활동도 자제하자고 결의했다.

전문병원 제도는 무엇보다 국민에게 혜택이 크다. 진료 대기시간이 줄고, 의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신뢰성 있는 의료정보를 통해 환자가 불편함 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병원이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료비의 적정화에 대해 고민하는 윤리적 경영이야말로 의료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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