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인데 여성처럼 가슴 발달
'여유증' 환자 자신감 등 결여
 남성호르몬 부족 등이 주 원인 
 식습관 개선·수술로 가슴 쫙 펴


 
대학생 김 모(23) 씨는 올 여름이 벌써 기다려진다. 작년에는 이맘때쯤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지금은 옷차림이 가벼워져 몸매가 드러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동안 뚱뚱해서가 아니었다.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가슴 때문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급격히 살이 찐 후 가슴이 여성처럼 커졌는데, 이후 살을 뺀 후에도 없어지지 않았다. 운동으로 줄여보고자 했지만 가슴 크기는 그대로였다. 참다못해 최근 들어 김해의 한 성형외과를 찾은 김 씨는 '여유증' 진단을 받았다.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가슴이 발달한 경우를 '여유증'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지방흡입술을 받고 가슴 크기가 확 준 김 씨는 요즘 운동까지 하자 몸매가 훨씬 좋아진 느낌이다. 움츠렸던 가슴을 쫙 펴고 걸을 수도 있게 됐다.
 
김해 노블레스성형외과 강영석 원장은 "남성인데도 지방이나 유선의 발달로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처지는 경우를 여성형유방증, 즉 '여유증'이라고 한다"며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스트레스나 콤플렉스로 작용한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여유증 원인은?
 
'여유증' 은 흔히 나이 들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다. 살이 찌고 피부 탄력이 떨어진 50대 이후 가슴이 튀어나온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남성 여유증 환자는 연령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20대가 가장 많으며, 50대 이상 환자가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유증 원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남성 호르몬 부족이다. 체내 여성호르몬이 많아지면 유선조직이 발달해서 가슴이 나오게 된다.
 
10대 청소년들은 남성호르몬과 여성 호르몬 불균형으로 여성 호르몬이 증가해 남자임에도 여자처럼 가슴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주로 청소년기에 많이 생기는 이 증상은 대부분 성인이 되면서 없어진다. 그러나 일부는 증상이 지속되고, 성인이 되고 나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남성호르몬이 줄어드는 40~50대 이후 연령층에서 노화와 피부 탄력 저하로 여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만으로 가슴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도 원인이다. 한번 축적된 지방조직은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도 그 부피를 줄이기 어렵다. 가슴운동을 열심히 해도 오히려 보기에 더 안 좋을 수 있다. 다른 부위만 살이 빠질 뿐 가슴지방은 그대로 남아 오히려 도드라져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마른 체형인데 성인이 된 뒤에 갑자기 멍울이 만져지는 여유증이 생겼다면 고환, 갑상선, 뇌하수체, 간질환 등 내분비 계통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에는 여유증 증상과 함께 유선염이나 유방암도 생길 수 있으므로 한쪽 가슴에만 멍울이 잡히거나 젖꼭지에서 피가 나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여유증 자가 진단은?
 
식스팩, 탄탄한 가슴 근육 등은 남성들의 '워너비(wannabe)이다. 반대로 여성 유방과 비슷한 형태로 가슴이 나온 여유증 환자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행여 자신의 가슴이 드러날까 달라붙은 옷은 입지 못하고, 찜질방이나 목욕탕 등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신감이 결여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심하면 대인기피증까지도 찾아올 수 있다. 본인이든 가족이든 세심한 주의 관찰이 필요한 이유이다.
 
여유증은 어느 정도 자가진단 할 수 있다. 우선 마른 몸의 젊은 남성이 가슴이 튀어나왔다면 이 경우일 확률이 높다. 평소 유두 주변을 손가락으로 만져볼 때 주변과 구별될 정도로 딱딱한 유선 조직이 만져지거나 △가슴이 손으로 잡힐 정도로 전반적으로 동그란 형태를 이룰 때 △유두와 유륜이 정상치(유두 6㎜, 유륜 30㎜)보다 클 때 여유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좀 더 정확한 것은 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된다. 유선 조직 크기가 2㎝ 이상 되면 여유증일 가능성이 높다.

 
■ 여유증 예방과 치료는?
 
여성이 몸매에 민감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성 못지않게 남성들도 최근 들어 몸매에 신경을 많이 쓴다. 여유증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긴다면 병원에서 상담 받아볼 것을 전문의들은 권한다. 
 
강영석 원장은 "여유증은 호르몬 혹은 약물요법을 통해 부분적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비만 때문에 지방이 쌓여 여유증이 생긴 경우라면 지방흡입이나 냉각지방파괴술 또는 지방을 분해해 주는 주사 등 비만교정시술로 쉽게 교정이 가능하다. 유선 조직이 발달하면서 지방이 함께 쌓이는 경우라면 피하 유방 절제술을 실시해 유선 조직과 지방을 함께 제거해준다.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예방도 가능하다. 특히 사춘기에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하고,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고지방 고단백의 육식위주 식생활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인인 경우에는 호르몬의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는 근육 강화 약물이나 남성호르몬 억제제 등을 과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도움말  = 김해노블레스성형외과 강영석 원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