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없는 원숭이>는 대중 과학서의 고전이다. 28개 언어로 번역돼 1200만 부나 팔린 책이다. 1967년에 나온 것인데 이 책은 출간 50돌을 넘긴 기념판으로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과 92세 저자의 대담도 책 뒤쪽에 실어놨다. 동물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매우 괴상한 영장류다. 지구상에 193종의 원숭이와 유인원이 있는데 그중 유일하게 털 없는 원숭이가 인간이라는 것이다. 동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기원, 짝짓기, 아이 기르기, 탐험, 싸움, 먹기, 몸손질, 다른 동물과의 관계를 주석 없이 평이하게 서술하고 있다.
 
인간은 원숭이와 유인원 중 두뇌뿐 아니라 성기가 가장 큰 동물이다. 영장류 중 가장 성적인 동물이란다. 그것은 짝에게 성적 보상을 줌으로써 한 쌍의 암수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진화상의 필요 때문이었다고 한다.
 
보통 유인원이나 원숭이 집단에서는 한 마리의 수컷이 집단을 지배한다. 그러나 인간은 서로 협력하는 사냥꾼으로 발전하기 위해 다른 수컷들의 존재도 인정해야 했다. 대신 '하나의 공백'이 생기게 됐다. 그 공백에서 종교가 탄생했다고. 집단 우두머리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던 이전의 습성이 신을 창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산일보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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