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호분에서 출토된 청동 화살촉 다발.  사진제공=김해시

108호분서 국내 최초 30여 점 다발 출토
여성 순장자 추정 인골 머리맡에서 발굴
4세기 일본 지배자 무덤에 출토되는 유물
"일본이 가야 철 수입후 화살촉 제작한 듯"

금관가야 최고 지배계층 묘역인 김해시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에서 국내 최초로 청동 화살촉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김해시와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박물관 북동쪽 평지 3천700㎡에 분포한 고분군 중 108호분에서 청동 화살촉 30여 점이 다발로 출토됐다고 10일 밝혔다.

▲ 청동 화살촉 세부 모습.

청동 화살촉은 4세기 일본의 지배자급 무덤에서만 출토되는 유물로, 수십 점이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지난 2011년 대성동고분군 88호분에서 5점이 나온 것이 가장 많은 사례였다.

지난 1990년 대성동고분군을 처음 발굴했던 신경철 부산대 명예교수는 "대성동고분군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놀라운 자료로 전율이 일 정도"라고 평가했다. 

4세기 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화살촉은 귀족층 무덤인 108호분의 무덤 주인과 나란히 배치된 부인 또는 여성 순장자로 추정되는 인골의 머리맡에서 발굴됐다.

▲ 108호 인골출토 양식 모식도.

대성동고분박물관 측은 "이번에 함께 출토된 방추차 모양 석제품, 굽은 옥 등을 볼 때 매장자는 귀족 여성으로 추정된다"며 "무덤 주인과 나란히 묻힌 것으로 보아 부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108호분 무덤 주인의 경우 다량의 덩이쇠와 철제 화살촉을 부장했는데 반해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청동 화살촉을 다량으로 함께 묻었다.

▲ 108호 유구 전경.

박물관 측은 특히 "일본계 화살촉이 가야 무덤에서 발견되는 것은 일본이 가야에서 나온 철을 수입한 후 화살촉을 제작해 수출한 교역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문화재청 허가와 발굴 비용을 지원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학술발굴조사를 진행해 무덤 70여 기에서 토기, 철, 옥, 유리구슬 등 4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지난 3일에는 발굴 현장 공개회에서 도굴, 훼손 흔적이 없이 보존 상태가 완벽에 가까운 4세기대 가야 귀족층 무덤인 108호분과 가야 무덤 최초 문양이 새겨진 다량의 칠기 흔적 등 200여점의 유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대성동고분군은 지난 1990년 발굴 이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잠정 목록에 오를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가야시대 대표 유적이다.

김해시는 "108호분과 이번 추가 발굴까지 지금까지 출토된 적이 없는 사례들이 많아 가야사 연구는 물론 가야고분군 유네스크 세계유산등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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