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우리여성병원 이선경 원장이 부정출혈로 내원한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해 우리여성병원

 정상 생리 외 모든 질 출혈 일컬어
 호르몬변화, 임신, 혹 등 원인 다양
 생리주기, 양 변화 등 평소 관심을   
"걱정보다 원인 찾아 치료가 현명"



두 아이 엄마인 김 모(43) 씨. 김 씨는 얼마 전까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속옷에 피가 묻어나왔기 때문이었다. 방광과 자궁 쪽에 약간의 통증도 느껴졌다. 김 씨는 생리 기간이 아닌데 갑자기 피가 나오니 겁이 났고 기분도 찜찜했다. 며칠을 고민하다 여성병원을 방문해 상담했다. 초음파 검사까지 받았다. 자궁근종이 여러 개 있었고, 그로 인해 부정출혈이 생기는 것으로 진단됐다. 김 씨는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 하이푸)로 근종을 떼냈다. 이후 부정출혈도 없어졌다.
 
김해 우리여성병원 이선경 원장은 "정상적인 생리의 정의는 21~36일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약 30~50mL 정도의 출혈을 의미하며 보통 생리 기간은 7일 이내이다"며 "정상 생리와 다르게 발생하는 모든 질 출혈을 부정출혈이라 하는데, 부정출혈은 일시적 현상일 수 있고, 더 큰 질병의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걱정으로 마음 고생하기보다 병원에서 빨리 원인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한 일이다"고 말했다. 

 
■ 나이에 따라 부정출혈 원인 달라
 
질 출혈은 주로 여성 생식기(자궁 및 자궁경부, 질, 나팔관, 난소)에서 기인한 출혈을 모두 통칭한 말이지만, 방광 및 요도에서 기인한 출혈이 질 출혈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질 출혈은 생리이지만, 정상적인 생리 외 질 출혈이 있는 경우 비정상 질 출혈, 즉 부정출혈이라고 한다.
 
부정출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사춘기 여학생인 경우 대부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부정출혈이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로 이어지는 '생리축'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생리 전에 별다른 증상 없이 갑자기 피가 나오는 '무(無)배란성출혈'이다. 생리하기 전 여자 어린이에게도 질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원인은 질염증, 외상, 이물질삽입, 요로탈출증, 종양 등 다양하다. 
 
이선경 원장은 "사춘기의 경우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출혈의 양이나 기간에 관계없이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임기 여성의 부정출혈은 중요한 변화 또는 질환의 징후로 볼 수 있다. 특히 출혈량이 많거나 아랫배에 통증이 있으면 유산이나 자궁외 임신일 가능성도 있다. 자궁근종 등도 불규칙한 출혈을 일으킨다. 
 
폐경여성의 불규칙한 출혈은 '자궁내막과증식'이나 '자궁내막암'등 심각한 자궁질환을 나타내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아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호르몬제 과다투여, 호르몬대체요법, 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는 건강기능식품 섭취,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 등도 부정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최근 급증하는 갑상선질환도 주요 원인이다. 갑상선암,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모두 포함된다. 
 

■ 생리 길어도 문제, 짧아도 문제

생기 기간이 길거나 짧아도 여성 건강의 적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생리 주기가 35일을 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희발 월경이라고 한다.
 
희발 월경 중에서도 배란을 동반하는 배란성 월경인 경우는 임신이나 분만에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는 무배란성 월경은 월경주기만 지연되는 것이 아니고, 월경의 양도 점차 감소해 갱년기 전에 조기 폐경이 될 수 있다. 희발 월경은 시상 하부, 뇌하수체의 이상으로 여성호르몬 분비 부족이나 불균형 원인이 가장 많다. 또 과도한 운동이나 급격한 체중 변화,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그 밖에도 낙태 수술을 자주 하거나 자궁결핵 등으로 자궁내막의 많은 부분이 소실되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주기적으로 생리를 하지만, 그 주기가 21일 이내로 짧은 경우를 빈발월경이라고 한다. 심한 경우 월경이 한 달에 2~3번까지 있고, 흔히 과다 월경을 동반한다. 또 출혈 기간이 길어져 한 달 내내 출혈이 계속되는 것과 같아 극심한 빈혈을 보이기도 한다. 빈발 월경의 경우 자궁외임신이나 유산 등 임신과 관계가 있거나 임신과 관계없이 젊은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에, 중년 이상은 자궁근종, 종양이 생겨 나타날 수 있다.

 
■ 원인에 따라 치료도 달라
 
부정출혈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는 환자의 연령에 따라 다르다. 또 원인에 따라 치료도 각각 다르다.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있을 때는 호르몬약 등 약물치료를 하지만, 자궁근종, 자궁경부 폴립 등에 의한 출혈은 수술적 원인 제거가 기본이다.
 
갑상선 등은 내과적 문제 해결로, 자궁경부암 등은 암수술이 우선이다.
 
부정출혈은 특별한 예방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건강한 생활습관이 여성(女性)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으면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인자나 호르몬 분비 양상이 달라지면서 과도한 출혈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생리하지 않는 무월경을 유발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해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해지지 않도록 하고,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검진을 받아서 빨리 병을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음식은 골고루 규칙적으로 먹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꾸준한 운동도 권장된다.
 
이 원장은 "생리는 자궁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지표이다. 출혈이 반복되거나 생리주기나 양의 변화가 있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치료법에는 하이푸 또는 자궁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수술 등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도움말 = 김해 우리여성병원 이선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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