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세 살배기 딸을 홀로 내버려 두고 여행을 가거나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가케하시 사키(만 24세)가 7일 도쿄도(東京都) 가마타(蒲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뒤늦게 "숨 안 쉰다" 신고…기저귀 갈아 채워 범행 은폐 시도

일본에서 20대 여성이 세 살배기 딸을 홀로 방치하고 여행을 떠나 아기가 굶어 죽은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오후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 전화가 일본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도쿄도(東京都) 오타(大田)구의 한 아파트로 출동한 119 대원은 가케하시 사키(梯沙希·만 24세)의 딸 노아(稀華) 양을 긴급 이송했으나 병원에서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고 교도통신 등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만 3세로 짧은 생을 마친 노아 양은 몸에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으나 극단적으로 야위었고 하반신이 짓무른 상태였다.

부검 결과 사인은 고도 탈수증과 굶주림이었다.

사망 당시 그의 체중은 동년배 평균보다 3㎏이나 적었으며 위에는 음식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수사에 나선 경시청은 가케하시가 교제 중인 남성을 만나려고 노아 양을 집에 방치한 채 지난달 초 8일 동안 가고시마(鹿兒島)에 간 사실을 파악하고 그를 보호 책임자 유기치사 혐의로 7일 체포했다.

가케하시는 노아 양을 홀로 내버려 둬 건강이 악화했는데도 진료를 받게 하지 않았으며 충분한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 굶겨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틀림없다"며 행동 자체는 인정했으나 "죽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혼자 둬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무책임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케하시가 자신의 책임을 덜기 위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나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구급대원을 불러 노아 양을 이송하기 전에 딸의 기저귀를 새것으로 바꿔 착용시키고 짓무른 피부에 연고를 바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체포되기 전에는 '짓무른 것은 전부터 그랬다. 기저귀는 매번 갈아줬고 집에서 아기를 돌봤다"고 주장했다.

노아 양의 짓무른 하반신은 더러워진 기저귀를 교환하지 않고 채워뒀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가케하시는 교제하던 남성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와 사진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노아를 방치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올해 5월에도 남자 친구를 만나러 노아 양을 내버려 두고 가고시마에 갔었다고 수사 관계자는 밝혔다.

그는 노아의 친아버지와 결혼한 뒤 얼마되지 않아 이혼했으며 약 3년 전부터 도쿄의 아파트로 이사해 음식점에서 일하며 노아를 키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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