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외국인 전용체육관이 생긴다면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고 저 같은 외국인들이 김해에서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주촌면의 한 기계가공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유다(49·인도네시아) 씨는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운동 마니아다. 배드민턴 외에도 등산, 축구 등을 즐겨 하는데 운동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며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어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에도 보탬이 된다고.
 
그러나 외국인들이 막상 운동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유다 씨의 얘기다. 물론 집이나 회사 근처를 산책하는 등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체육시설들이 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이용해야 할 지 모르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한국사람들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예약 등 사용시간을 맞추기도 힘들죠. 저처럼 클럽에 가입해 활동하면 되지만 쑥스럽기도 하고…. 낯선 게 사실이죠. 그래서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다 씨는 7년 전 한국에 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친구들과 건축회사를 운영했지만 IMF 경제위기로 문을 닫고 말았다. 이후 자동차 회사와 보험회사, 건축회사 등에서 일을 했지만 생활 형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가 외국에 나가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처음엔 일본에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대기자가 너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일할 근로자를 모집한다는 신문공고를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한국 땅을 밟기까지는 한 달이 더 소요됐다. 한국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이다.
 
"한 달 동안 연수를 받았습니다. 한국어 공부는 물론, 한국의 문화를 익혔죠."
 
교육 프로그램이 도움이 됐지만 문화적 차이를 완벽히 극복한 것은 아니었다. 나라가 다르고 살아온 배경이 다른 만큼 '차이'가 존재했다.
 
"직장 상사가 부르면 한국에서는 막 뛰어가야 하는데 인도네시아에선 그렇지 않아요. 기숙사에 있다 보면 문을 세게 닫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은 화날 때나 하는 행동이죠. 아마도 '빨리 빨리' 문화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해 몇 차례나 우승한 경력이 있다. 도 대표로도 출전했고, 시장기 대회에서도 우승을 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도 대회에 참가했는데 아쉽게도 8강전에서 탈락했다.
 
"짝지가 부상을 당해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죠. 그래도 행복한 추억이었습니다."
 
유다 씨의 어머니는 현재 고혈압으로 쓰러져 위독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다씨는 귀국을 결심, 비행기 표 예약을 마쳤다.
 
"아직은 고민 중입니다. 한국을 떠나게 돼도 좋은 추억은 영원히 간직할 거예요. 특히 배드민턴을 칠 수 있도록 도와준 협회와 클럽, 오토바이 사고 때 힘을 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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