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 꽃이 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창원∼진주 국도 2호선 국도변 대나무 군락 주변 밭에 작물을 보호해 달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귀하고 보기 힘들다 알려지자
꽃 꺾어가는 등 훼손 잇달아

창원시 한 국도변 대나무 1천여그루에 일제히 꽃이 피었다는 소식(김해뉴스 인터넷 12일자 게재)이 알려지면서 대나무가 때 아닌 수난을 당하고 있다.

대나무 꽃을 일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구경하러 온 사람 일부가 꽃을 마구 꺾어가는 등 훼손했기 때문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봉암리 창원∼진주 국도 2호선 국도변 대나무 군락이 일제히 꽃을 피운 사실을 공개했다.

대나무 꽃은 매우 보기가 어려워 '신비의 꽃'이라고까지 불린다.

대나무 꽃이 핀 곳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이다.

그러나 이 곳에는 최근 대나무꽃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대부분은 휴대폰 등으로 대나무 꽃을 촬영만 했지만 몇몇은 귀하고 보기 힘든 것이라면서 대나무 꽃을 꺾어 가져가기도 했다. 원예용 전정가위까지 갖고 와 꽃이 핀 대나무 가지를 잘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주변에는 부러졌거나 가지가 잘린 대나무들도 많았다.

대나무 꽃을 보려고 인근 밭과 과수원을 지나는 사람이 많아지자, 밭, 과수원 주인이 '재배 작물을 보호하고 구경해 달라'는 표지판을 세우기까지 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기존에 자라고 있던 대나무 줄기와 지하로 뻗은 뿌리가 완전히 죽게 된다. 이후 뿌리에서 숨은 눈이 자라면서 다시 재생되지만, 꽃이 피기 전과 같은 상태로 대나무 숲이 회복되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

대나무 개화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관련 학설로는 60~120년 만에 핀다는 ‘주기설’, 특정 영양분이 소진돼 발생한다는 ‘영양설’이 있다.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자도 드물다고 산림과학원 측은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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