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도자 전문가 김상성 학예사가 제작 중인 도자항아리를 선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현동 기자

올해 경남기능경기대회 금메달
 10월 전국대회 목표로 '구슬땀'
"최연소 도자명장·장인에 도전"



"일상 속에서 컵·접시·그릇 등 도자기로 만든 소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도자기 만드는 일을 쉽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도자기 작업은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작은 컵 하나를 만드는 것도 엄청난 노력·정성·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주길 바랍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소속의 김상성(42) 학예사가 최근 '2020 경상남도 지방기능경기대회' 도자기 분야에서 1위에 해당하는 금메달을 수상했다. 2018년도 대회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다.
 
김 학예사는 "내가 하는 일, 클레이아크 미술관에 대한 애착을 갖고 노력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고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할 수 있어 즐겁고 감사하다"며 "10월 중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잘 준비해서 시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학예사는 16살 때부터 도자기를 시작했다. 올해가 햇수로 27년차다. 도자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운동을 하며 체육고등학교 진학을 염두에 뒀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진로를 바꿨다. 운동을 했지만 손재주가 좋아 그림그리기, 만들기 활동을 잘했던 그는 초등학교 은사의 추천, 도움을 받아 부산공예고등학교(현 한국조형예술고등학교) 도자공예과로 진학한다. 
 
이후 김 학예사는 2006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입사해 도자체험관 전임강사 등 주요직을 맡으며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해왔다. 맡은 업무 외에도 틈틈이 작품 활동과 개인 역량 강화에 노력해온 덕분에 두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김 학예사는 도자기의 가장 큰 매력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꼽았다. 만들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작품에 따라 실생활에까지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자기와 클레이아크미술관을 사랑하기 때문에 따라온 성과라고는 하지만 김 학예사가 지나온 길이 그저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는 "기술을 배우는 시간들이 정말 힘들었다. 그나마 만족할만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것도 10년 정도 걸렸다"며 "흙을 다루는 일인 만큼 몸에 부담이 크고 엄청난 시간·노력·정성과 정확한 계산이 동반돼야 온전한 하나의 작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도자기를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흙마다 갖고 있는 특성(수축률, 수분의 양 등)과 용도, 모양, 날씨까지 모든 조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계산상의 오차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도자기 제작은 실패한다. 그가 도자기를 수학·과학을 집약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그는 "크고 위엄 있어 보이는 항아리보다 작고 반듯한 잔 하나를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도자기를 배우려는 사회적 관심과 관련, 김 학예사는 "내가 도자기를 배울 당시에는 영화 '사랑과 영혼'이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던 시기였다. 이 영화의 영향으로 도자기를 배우고자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었는데, 요즘은 힘들어서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잘 없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직업도 아니라서 추천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10월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게 되면 2~3년 안에 최고명장이나 장인 타이틀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이 분야 최연소다. 50세 초반까지도 최연소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안다. 목표의식을 갖고 김해를 빛내는 '도자기 장인'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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