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가 최근 옹벽이나 교각 하부 등을 대상으로 도시경관개선사업을 완료했다.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은 사충신을 다룬 그림타일, 율하천 덕정교 야간·주간 모습, 삼정동 소재 성조암 아래 옹벽. 사진제공=김해시

김해시, 도시경관개선사업 추진
옹벽·교각 하부 등 회색 공간에 
사충신·가야사·패총 이야기 다뤄
시 "도시 브랜드 가치 높일 것"



김해시가 옹벽이나 교각 하부 같은 무채색 공간을 형형색색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특히 지역 고유의 역사를 다룬 디자인으로 김해만의 정체성을 도심 곳곳에 새기며 활력을 더하고 있다. 
 
시는 최근 3억 원을 들여 동상동 분성체육공원 아래 옹벽을 사충신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타일로 꾸몄다. 사충신은 김득기, 류식, 송빈, 이대형 등 임진왜란 최초 4명의 의병장을 말한다. 이 타일벽화는 사충신의 묘단이 있는 사충단(경남도기념물 제99호) 진입로에 자리하고 있다. 
 
작품은 길이 160m 1구간과 길이 200m 2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에는 의병 전투장면이 그려져 있으며 사충신의 기세를 잘 표현하고 있다. 사충신을 기리는 사충단 이야기와 연혁이 펼쳐진다. 2구간에는 사충신의 공적이 담긴 이미지가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져 있다.  
 
1592년(선조 25년) 왜군 1만 3000명은 동래성을 함락하고 김해성을 공격해왔다. 이 때 부사 서예원은 도주하고 인근 병영에서도 도움을 주지 않자 사충신은 벼슬이 없는 선비의 몸으로 의병을 일으켜 싸우다 장렬히 순국했다. 
 
장유의 율하천 덕정교(관동공원 부근) 아래에도 벽화와 경관조명이 조성됐다.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이 많은 곳이어서 새로운 볼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율하천 덕정교 경관개선사업에는 예산 4억 7000만 원이 투입됐다. 자연 소재 벽화, 다목적 스탠드(관람석), 물고기 관찰 스탠드, 버스킹 데크, 덕정공원과 이어지는 계단, 경관조명 23개, 음향기기 4개가 설치됐다. 지역 예술가들의 전시, 공연 공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시는 지난 2011년부터 삭막한 회색 도시공간에 아름다운 디자인을 채워 넣는 도시경관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노후 옹벽 개선의 경우 주로 타일을 활용한다. 초기 시공비용이 페인트에 비해 다소 높지만 유지관리가 쉬워 장기적으로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삼정동 성조암 아래 도로변 옹벽에는 세 차례에 걸쳐 가야설화를 담은 타일벽화를 설치했다. 성조암은 수로왕의 극락왕생을 위해 재를 지낸 재각의 모습으로 창건된 사찰이다. 사찰 이름인 '성조(聖祖)'도 수로왕을 의미한다. 
 
사업이 처음 추진된 2011년에는 120m 길이의 '김수로왕 탄생' 벽화를, 이듬해는 '허왕후와 수로왕의 결혼' 설화를 담은 85m 벽화를 조성했다. 이어 2016년에 '수로왕과 탈해의 변신술 대결' 설화를 담은 75m 벽화가 더해졌다. 
 
시는 또 2015년 경전철 가야대역 입구 도로변 옹벽에 가야문양 중 하나인 '쌍어'를 설치하고, 2016년 수로왕과 허왕후가 현세에서 아름답게 재회하는 모습의 타일벽화를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풍차와 패총으로 유명한 장유1동 하손마을의 옛 풍경을 살려냈다. 시는 과거 풍차가 있어 풍차마을로 불렸던 이 마을 담장에 풍차와 패총 등을 주제로 벽화와 조형물을 디자인해 경관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경전철 2개 역사 하부 공간에 가야역사문화를 담은 쉼터를 조성해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한국공공디자인학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우리 시는 행정적인 도시디자인 개념이 확립되기 전인 20년 전부터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해 도심 경관을 개선해오고 있다"며 "도시 경관 개선으로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민 생활환경이 더 나아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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