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덩달아 전세가격지수도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째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한 여성이 외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게재된 매물을 확인하는 모습. 이경민 기자

전 지역서 매물 '0'건 단지 속출 
도내 유일 8개월 째 가격 오름세
업계 "공급 줄고 가격 상승" 예상
시 "인구증가 원인, 물량 늘릴 것"



김해 구산동에 거주하는 김 모(38) 씨는 오는 9월 아파트 전세 만기를 앞두고 생각이 많아졌다.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위해 학교 근처로 집을 옮기고 싶은데,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너무 없어서다. 그렇다고 구입을 하자니 늘어날 비용이 부담된다.  ▶관련기사 4면
 
김 씨는 "위치가 좋은 곳의 경우 전셋집이 씨가 말랐다. 이미 받은 대출이 있는데 집을 구입하기는 어렵다"며 "대개는 기존 전세를 살던 사람들이 다시 전세를 구한다. 그런데 매물 자체가 없으니 돈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냥 눌러 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세 품귀 현상은 특정 지역이 아닌 김해 전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진영읍의 중흥S-클래스에코시티는 총 1500세대가 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전세 물량은 '0'건을 기록했다. 삼계동 소재 구지마을과 분성마을 푸르지오, 동원로얄듀크, 부영1차 아파트, 장유동 율상마을3단지 푸르지오 등도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전혀 없다. 
 
김해의 이두희 공인중개사는 "신규 입주 물량이 있어야 전세 매물도 나오는데 요즘 공급 물량이 많이 줄었다"며 "수도권에 집이 한 채 있고, 광역권 외의 지방에 집을 사는 경우에는 정부 규제를 좀 완화해줘야 한다. 다주택자들이 없어지면 전세는 누가 낸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해에는 지난 2년 새 대규모의 입주 물량이 풀렸다. 초기에 전세를 준 사람들은 새 아파트를 절반 가격 수준으로 내놓았다. 정부의 예고대로 임대차 3법을 소급적용하면 같은 아파트라도 전세가격이 크게 차이나 일부는 재산권 침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를 포함한다. 전월세상한제는 기존 세입자와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한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월세 전환을 부추겨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법 시행 전 전세가격을 미리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로 돌려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게다가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신규 입주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전세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해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한 달도 빠짐없이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김해지역 평균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83.9, 12월 84.1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도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1월 84.4, 2월 84.9, 3월 85.5, 4월 86, 5월 86.4, 6월 86.9을 기록했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8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해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전세 품귀 현상은 김해 유입인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장유 무계지구 360세대, 외동 쌍용아파트 360세대, 삼계동 북부한라비발디 396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공급 계획은 지속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 김해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 승인받고 쉬던 사업장들이 차례로 착공하는 분위기다"며 "기본적으로는 시장원리에 따르고 있지만, 우리 시도 상황에 따라 공급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 조금씩 전세난도 해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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