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규 이사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김해생명의전화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각 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해생명의전화'에서도 운영위원 7명을 위촉해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교육계에 있었던 경험을 살려 학교폭력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는 김해생명의전화 이진규 이사장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제가 김해에서 교사생활을 한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사장은 김해에서 태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결같이 자신을 김해사람이라 생각해왔다.
 
공주 사범대를 졸업한 이 이사장은 경남으로 발령을 받고 40년간 교직생활을 했다. 그리고 정년퇴직을 한지 13년 째. 5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이곳에서 보낸 그는 김해에 고마운 것이 참 많단다.
 
"어떤 사람은 '김해사람도 아니신데 좋은 일 많이 하시네요'라는 말을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여기가 내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대답하죠." 고향 같은 김해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던 이 이사장은 그렇게 해서 김해생명의전화를 개원했다.
 
생명의전화는 정신적·물질적으로 병든 사람들의 문제를 24시간 전화로 상담을 해주는 세계적인 전화상담봉사단체다. 이곳은 타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어주고 배려해주는 봉사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김해생명의전화는 전국에서 13번째로 만들어졌으며, 경남에서는 김해가 유일하다.
 
"생명의 전화는 시민들의 성금과 후원으로 유지됩니다. 형편없는 급여를 감수하면서도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직원들과 함께 꾸려가고 있습니다. 생명의 전화를 다르게 말하면 자살예방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말할 곳이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24시간 열려있는 곳입니다."
 
1993년 당시 김해교육장을 맡고 있었던 이 이사장은 청소년들의 진로와 상담을 지도하고, 심각해져가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또 답답한 심정을 호소할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을 해줄 수 있는 곳을 마련하고 싶었단다.
 
그러나 생명의전화를 개원하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지원이 절실했다. 그때 김해의 뜻있는 이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후원을 해줬고, 그 후원금들이 모여 비로소 생명의전화가 생기게 됐다.
 
이 이사장은 "처음 김해생명의전화를 개원할 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라면서 "여러모로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의 방명록을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해생명의전화는 개원한 이후로 노인의전화·자살예방센터를 설치했고, 노인복지센터를 개원했으며, 상담자원봉사자 교육과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근에 추진하고 있는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는 부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학교폭력을 방지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김해생명의전화는 좋은부모가 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비롯한 생명존중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학교폭력으로 자살하는 것은 가정 내에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부모와 건강한 가정 속에서는 학교폭력이 줄어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운동이 김해에서 시작해 경남 전체로 번져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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