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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불청객' 화재경보기 오작동 잇따라
  • 수정 2020.07.28 13:25
  • 게재 2020.07.28 13:21
  • 호수 481
  • 3면
  • 이현동 기자(hdlee@gimhaenews.co.kr)
▲ 김해의 한 아파트 주민이 화재경보기를 가리키며 오작동으로 인한 주민 피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김해지역 오작동 사례 최근 급증
 작년 278건, 올해 벌써 219건 신고
 무더운 날씨·밀폐된 공간 등 원인
"경각심 갖고 기계 자주 점검해야"



'띠리리리리리-'
 
지난 21일 오후 4시께 김해 주촌면의 한 아파트. 집에서 책을 읽고 있던 정고운(12) 양은 갑자기 귀를 찢을 듯 크게 울리는 화재경보기 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어 '화재가 발생했으니 서둘러 밖으로 대피하라'는 기계음의 안내방송까지 흘러나왔다. 직감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고운 양은 가족들과 서둘러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파트 밖에는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밖으로 대피한 주민 20여 명이 모여 웅성대고 있었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연기나 불길은 없었다. 이날 화재경보기 소리는 기계 오작동으로 최종 판명됐다. 
 
다음 날 새벽 6시, 삼계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잠을 자고 있던 주민 박승민(38) 씨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서둘러 가족들과 함께 밖으로 대피해야하는 긴박한(?) 상황. 하지만 창밖을 살펴보니 아무도 대피한 이는 없었고 불이 난 듯한 기척도 없었다. 긴가민가했던 박 씨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경보음 역시 약 3분 만에 꺼졌다. 박 씨가 경비실에 문의한 결과 이 역시 기계 오작동이었다. 
 
최근 불이 아닌 열·먼지·연기 등을 화재로 오인해 건물에 경보음을 울려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감지기가 말썽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 같은 경보기 오작동이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화재경보기는 불이 났을 때 골든타임 안에 시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화재발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경보기가 자주 오작동하게 되면 정작 대피해야하는 진짜 화재 상황에서 시민들의 대처감각이 무뎌질 수 있어 큰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김해동부소방서에 따르면 비상경보장치 오작동으로 인한 오인출동 사례는 2016년 62건, 2017년 88건, 2018년 163건, 2019년 278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 24일 기준 219건이 발생했다. 경보기 오작동 미신고까지 감안하면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경보기는 화재인식 센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작동하는 방식이다. 크게 열 감지기와 연기 감지기로 나뉜다. 열 감지기는 감지기 주위의 열을 측정해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또는 일정 상승률 이상이 되면 경보음을 울리는 방식이다. 연기 감지기는 일정 농도 이상의 연기가 측정되면 작동하는 원리다. 
 
문제는 이 같은 작동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니 무더운 날씨·밀폐된 공간에서의 온도 상승이 원인이 돼 일어나는 오작동이나 담배연기 또는 요리를 할 때 나오는 연기, 센서 표면에 쌓인 먼지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경보기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지속적인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주민 대다수가 경보가 울리더라도 대피하지 않는 습관, 안전 불감증이 생긴다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김해 한 소방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화재감지기는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열·연기 감지기 회로를 하나씩 설치한다. 두 감지기가 모두 작동해야 진짜 화재 발생으로 인식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을 살펴보면 한 종류의 감지기만 있는 경우도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비용 문제 때문에 저렴한 감지기를 설치한 곳도 많다"며 "요즘에는 카메라로 화재를 인식하는 감지기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보편화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현실적인 대처방안은 결국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는지, 기계에 이상은 없는지 등 점검을 자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동부소방서 관계자는 "경보기 오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신고가 접수되면 무조건 현장을 찾아 화재발생 가능성 여부를 살핀다. 기계 결함이라고 한들 경보기가 작동했다는 것은 1%라도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며 "오작동으로 인한 시민 혼선이나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파트 등 경보기가 있는 관내 건물에 점검팀을 월 5회 이상 꾸준히 파견하고 있고 소방업체들과의 협업·지도, 시민대상 화재인식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이현동 기자 hdle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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