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역사>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한류 역사를 총괄한 책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준만이 썼다. 지구촌 인구 0.7%에 불과한 한국민의 한류가 지금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0.7%의 반란'이라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한류의 바탕에는 40년 동안의 AFKN 문화가 있었다. 미국 문화였다. 그래서 한류는 '서구가 우리 몸속을 통과해서 형성된 문화'라고 해석한다. 그만큼 한국 대중문화는 미국 문화적인 것으로 침윤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거기서 우리 느낌이 충분한 '특별한 것'이 나왔다는 점이다. 한류의 기원으로 1990년대 초 '사랑이 뭐길래' '질투'가 거론되며, 똑같은 시기에 K팝의 시조라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다. 그 뒤를 HOT, SES, 신화, 젝스키스 등 새로운 스타가 장식했으며, 거기에 보아의 활약이 더해져 2002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K-pop'이란 단어가 등재됐다. 2000년대 한류의 도약에 1997년 IMF 환란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제조업이 무너진 경제 기반에서 문화로 돌파구를 찾으려 해외 시장을 두드린 게 한류의 도약으로 이어졌다는 거다. 2000년대 들어 한류는 '겨울연가' 신드롬과 '욘사마 경영학', 한국 영화 1000만 신드롬, '소녀시대' 전성시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과 그 변주로 이어지다가 드디어 싸이, BTS, '기생충'에 이르러 빛나는 성채를 구축한 것이다.
 
물론 한류의 그늘이 없을 수 없다. 저자는 "지속가능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을 대중문화 공화국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일보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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