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에 상정했던, 공장 허용 경사도를 25도에서 11도로 강화하는 도시계획조례개정안이 마침내 지난 12월 22일 원안가결되었다. 김해에서 더 이상 난개발만큼은 안된다는 시민들의 큰 뜻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한다.

난개발 방지를 위한 도시계획 조례개정은 김해시민 모두의 바람이었다.

지금 김해는 인구 50만 명 돌파라는 가락국 창건이래 가장 큰 경사를 맞았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진영역에 KTX가 개통되는 등 새로운 번영의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번영의 시대를 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난개발 문제다. 주변을 둘러보면 김해시 외곽지역은 어디를 가나 소규모 공장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도대체 저런 곳에 어떻게 공장이…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만든다.

공장 사이에는 도로조차 제대로 없는 경우도 많다. 이렇다보니 나홀로 공장 난립으로 환경훼손도 문제지만, 그로 인한 상하수도 보급과 도로개설 등 결국은 시민 혈세까지 낭비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지금 우리 시에는 6천500여 공장이 있지만 그 중에 농공단지나 산업단지 등 계획단지에 입주한 업체는 200여 개 정도로 나머지 6천300개가 넘는 공장들이 개별입주되어 있다.

우리시의 이러한 난개발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래서인지 취임하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로부터 난개발에 대한 걱정을 들었다. 때문에 취임 전부터 난개발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어떻게 하면 난개발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까 줄곧 고민하였다.

이번 산지개발 경사도 강화는 예전에 왕도였을 만큼 사람 살기 좋았던 김해의 환경이 병들어가자 훼손된 산지를 복원하는 일은 차치하더라도 더 이상의 난개발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시민들의 염원에 따른 것이라 하겠다.

이번 도시계획조례는 의원간의 합의가 되지 않고 본회의에서 의원 투표까지 가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통과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사실 김해시의회의 일부 의원이 기업유치와 지역경제를 생각해서 경사도를 18도 정도로 완화해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했을 때, 일부에서는 야당인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하나로 뭉칠 거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리 시에서 상정한 경사도 11도의 도시계획조례개정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선택된 것이다.

50만 김해시민의 행복과 김해의 미래를 위하는 일에는 소속 정당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의정활동의 모범적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당리당략 없이 대승적 결정을 내려준 시의원들께 고마운 마음이다.

이번에 통과된 조례는 내년 1월 중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이렇게 되면 앞으로 공장설립을 위한 경사도는 녹지지역 21도 이하, 그 외 지역 25도 이하에서 11도 미만으로, 입목축적은 150% 미만(녹지지역 80% 미만)에서 100% 미만(녹지지역은 80%미만)으로 대폭 강화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산지훼손 등을 통한 일명 '나홀로 공장' 설립은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번 조례 때문에 기업유치도 안되고 지역경제도 더 어려워 질 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미 그에 대한 대책은 충분히 준비하고 있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쾌적한 주거환경, 우리 시의 미래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는가?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