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불안감 등 호소 시민 늘어
조기 종식 기대 무산에 더 힘들어
장기화 땐 치료 필요한 수준 발전
운동·규칙생활·온라인 소통 중요



"여름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김해 사는 직장인 김 모(37) 씨는 최근 예약했던 늦은 휴가를 취소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되고 있는데다 김해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주춤해서 이제는 좀 다닐 만 하다는 생각을 해 늦은 휴가 계획을 잡았는데, 그마저 힘들게 됐다"며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암담하고 그래서 더 우울하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박 모(22) 씨도 "최근 우울감을 종종 느낀다"고 했다. 박 씨는 "지난 1학기 대학 캠퍼스에 가 보기는커녕 온종일 집안에서만 보냈다"며 "2학기에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상찮아 2학기도 방구석에만 틀어 박혀 있어야할 것 같아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호소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느끼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등을 말한다.
 
코로나19가 올 상반기 한창 유행할 당시 늘기 시작한 '코로나 블루' 현상은 최근 들어 다시 일상생활 속에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겪는 '코로나 블루'는 이전보다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부 이 모(42) 씨는 "처음에는 코로나19가 생소한 바이러스다 보니 그렇거니 생각하며 답답하고 우울해도 참을 만 했는데, 이제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마음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이 씨는 특히 집에서 아이들과 남편 챙기다보니 스트레스가 더 많아지고, 불면증은 물론 감정기복도 심하다고 밝혔다.
 
직장인 최 모(36) 씨도 "평소 좋아하던 해외여행도 앞으로는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우리나라 상황이 괜찮아도 다른 나라는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답답하고 생활에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정신건강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최근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및 '코로나 블루'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3명 중 1명(35.2%)이 자신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10명 중 7명(69%)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인 행위에도 더욱 날카롭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가 장기화되면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해 한사랑병원 신진규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잠, 온라인을 통한 교류 등이 중요하다"며 "나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민·전세계의 문제 상황이라고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고, 최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상 활동을 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특히 "우울감이 심해져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 지인에게 털어놓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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