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품귀로 전세가격 고공행진
리모델링한 집, 매매가 앞질러
현장에선 "전세대란 심화" 우려
"매매가 상승 견인 역할" 의견도
최근 김해지역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전세 품귀 현상에 이어 전세가격이 매매가격 보다 높은 이상 현상이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2년 준공된 장유의 석봉마을9단지부영아파트(전용면적47.38㎡)는 최근 4채가 팔렸다. 매매가격은 8200만~8800만 원이었다. 전세계약은 7000만~8500만 원 대에 이뤄졌다. 전세가가 최저 매매가를 앞지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형아파트일수록 더욱 뚜렷했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소장은 "전세 물량이 워낙 귀해서 그렇다"며 "전체를 리모델링한 집은 전세가가 매매가에 버금간다. 세입자 중에는 주로 다른 곳에 집이 있는데, 직장 등을 이유로 혼자 이동해 온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매매 의사 없이 소형아파트를 찾는다.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통해 전세금 반환에 대한 안정성도 보장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집주인들은 전세를 내면 손해라고 한다. 별 수익이 나지 않는데다, 관리 문제가 발생하고 세입자가 나갈 때 장기수선충당금도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아예 빈집으로 두거나 매매로 돌리는 주인이 많다. 향후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상승한 전세가격이 지난해 바닥을 쳤던 김해 집값을 밀어 올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전세가가 최저 매매가 보다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매물의 조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이 주택 구입의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김해 삼계동의 화정마을5단지부영아파트(전용면적 84.98㎡)는 이달 초 매매 물건이 1억 6000만~2억 원, 전세는 1억 7000만~1억 7500만 원에 나왔다. 2018년 11월만 해도 매매는 1억 9000만~2억 500만 원, 전세는 1억 4000만~1억 8000만 원 사이에 거래됐다.
김해 이두희공인중개사무소 이두희 소장은 "현상적으로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비슷해 보이지만, 매매가가 싼 매물은 저층이거나 남향이 아닌 것"이라며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해 보면 실질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2000만 원 정도 차이 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물이 많아서 전세를 너무 싸게 냈다. 지금은 비교적 적정한 가격을 찾고 있다"며 "매매가도 함께 오를 것이다. 현재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서서히 두 아파트 사이의 갭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