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미경 김해뉴스 독자위원·우리동네사람들 간사

대책 없는 '환경파괴'가 초래한 '기후위기'의 암울한 결과들을 떠안고 살아야 할 미래세대에게 '희망' 운운하는 기성세대를 향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냐'며 눈을 부라리던 어린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그래선지, 올해 2월 초 어른들보다 앞선 '경남청소년기후행동' 발족식을 지켜보며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더했었다. 빚진 심정이랄까, 아이들이 환경문제를 단편적으로가 아니라 좀 더 넓고 깊게 파악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몇몇 학생들과 학습동아리를 시작했다. 5장으로 구성된 '내일'이라는 다큐영화를 함께 보는 중인데,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구조적 맥락 안에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논리적 시각을 제공하고 있어 간단히 소개한다. 
 
농업 인구증가와 산업화에 따른 전방위적 '자원파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 물 주기(週期) 교란'의 징후들을 목도케 하고 있으며, 향후 물·식량·석유 등의 '자원고갈'을 심화시켜 '기후난민'에 의해 야기되는 '충돌과 갈등'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배후에는, 단일재배로 자연과 사람을 파괴하고 생산성까지 낮으나 정부와 은행의 비호를 받고 있는 '대규모 기업농업'이 있다. 한편 생물다양성을 존중하는 혼합재배로 환경을 살리는 도시 중심의 '소규모 가족농업'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수확과 식량 자립이 가능하며 공동체 활성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에너지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농업으로의 변화는, 우리 문명의 기반이자 초국적기업의 수익원인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탄소중립'을 실행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즉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통한 에너지 자립, 자원순환, 에너지 절약 등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렵다. 
 
경제 이때 에너지 줄이기와 소비 늘리기는 양립불가이므로, 파괴를 통해 무한성장하지 않고 순환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환경경제학'이 필요하다. 이는 눈먼 금융세계화 논리에 맞서는 '전환도시'에도 적용되는데, 보완화폐 등을 활용한 '지역순환경제'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공동체가 창의적·자율적으로 에너지와 식량을 생산하고 경제활동 일부를 지역화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하지만 정치, 법, 시장을 통제하고 '대다수' 시민들의 삶의 조건까지 결정하는 '소수'의 거대자본으로부터 권력과 자율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권력 유착을 감시하고 공동체 이익에 부합하는 법과 정책을 만들도록 요구할 '민주주의 제도와 시민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교육 '시민정치의 생활화'는 어렸을 때부터의 '시민교육'을 통해 형성된다. '각자'의 다양한 가능성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배우며 관계 맺는 사회적인 방식으로 '공존'하는 법을 익히는 게 핵심으로, 학교를 떠날 때 '차이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마음에 담아감으로써 이 원칙이 삶 전반에 중요하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기후변화'의 원인을 찾다 보니 농업, 에너지, 경제, 민주주의를 거쳐 교육까지 줄줄이 꿰어져 있다. 그만큼 단순하지 않고 오랫동안 길들이고 길들여진 '사회구조적인 문제'라 해결이 쉽지 않다는 뜻일 테다. 하지만 이 모두를 관통해 흐르는 '해결의 실마리'가 드러나는데, 바로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에서 보고 배우라!'는 것이다. 즉 '각자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섞여 살며 공존'하는 자연생태계처럼, 개개인과 각 공동체와 자연이 '자율적'이되 '상호의존'하면서 제 기능을 제대로 하며 돕고 살라는 것이다. 자연에 늘 의존해 살아온 우리 인간은, 자연이 얼마나 의존할 수 있는 존재였을까...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코로나19라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뼈아프게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영화 말미엔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열거되는데, 우리에게도 '하나의 지구를 위한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같은 길을 가자고 손을 내민다. 과연 우리의 대답은?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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