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유발 대표적 퇴행질환
다리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 발생
심하면 하지 마비·보행 장애 고생
미세 현미경 활용 당일 치료 가능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흔히 '허리디스크'를 떠올린다. 허리디스크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으로 인식돼 있지만 사실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 관련 대표 질환을 꼽는다면 크게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을 들 수 있다. 비슷 한듯하지만 증상과 원인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 중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으로 오인 받는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김해 더(The)큰병원 김종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뼈 내에 손가락 굵기 정도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있는데 이는 인대, 뼈, 관절로 이루어진다"며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구조물들이 두꺼워지면서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젓가락 굵기 정도로 좁아지면서 안쪽에 있는 신경을 압박해 다리 통증과 허리 통증이 나타는 질환이다"고 설명했다.
　
김종근 원장은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초기 단계에는 간헐적으로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점 심해지면 하지 마비나 보행 장애까지 겪을 수 있다"며 "참고 견디며 증상을 방치하다 보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전문의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럴 땐 척추관협착증 의심을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는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발생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이 발생한다. 가만히 있을 때 통증이 없지만 5~10분 이상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서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주 허리를 굽히는 행동을 한다든지, 육안으로 봤을 때 허리가 점점 굽어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특히 퇴행성 변화가 주 원인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40~60대, 이미 노화가 많이 진행된 노년층에 나타나는 일이 많다. 또 허리통증보다 다리를 포함한 여러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이유로 척추관협착증을 기타 다리 관절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허리는 물론이고 골반이나 엉덩이, 다리 통증 동반 △허리 통증 없이 다리 통증만 발생 △재채기하거나 허리를 굽힐 때 심해지는 통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을 환자 스스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당김 등의 증상이 있고 증상이 지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병원에서 검사받고 전문의로부터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원 검사는 MRI와 CT가 대표적이다. 자기공명영상(MRI)은 신경과 척추 상태를 정확히 보여준다. 또 디스크 탈출이나 퇴행성 변화, 염증, 종양 등으로 인한 신경압박을 명확히 볼 수 있다. 컴퓨터 전산화 단층촬영(CT)은 뼈가 자라서 골극이 생긴 경우나 후관절의 뼈 상태를 보는데 유익한 검사 방법이다. 

　
■ 치료는 어떻게?
　
치료는 척추관이 좁아진 정도와 통증, 신경학적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초기의 경우는 약물요법, 물리치료, 통증 주사 치료 등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져서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심한 통증이 있거나 신경 마비가 진행되는 경우, 척추 뼈의 불안정성이 동반돼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수술 받느니, 차라리 아파도 참고 견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다행히 최근에는 환자 편의를 고려한 수술법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세 현미경을 활용한 방법이다. 피부에 5~7mm 정도의 내시경이 들어갈 수 있는 입구만 절개하고 뼈와 뼈 사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내시경을 넣어 문제가 생긴 부분을 개선하는 수술이다. 협착 정도에 따라 내시경이 들어가는 입구도 한 곳 혹은 두 곳으로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수술 시간이 30분 내외로 짧아 수술 후 빠른 활동이 가능하고, 작은 구멍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어 미용상으로도 우수하다. 당일 퇴원이나 하루 정도 입원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 원장은 "정밀검사 결과를 통해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척추분야 전문의와 상의 한 후 자신에게 맞는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내시경 시술은 상당히 고도화된 기술과 많은 경험을 요하기 때문에 전문병원을 찾아서 치료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예방은 어떻게? 
　
다른 척추 질환과 마찬가지로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려면 척추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는 운동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리를 항상 바르게 펴고, 걸을 때도 배를 너무 앞으로 내밀거나 허리를 굽히며 걷는 자세는 금물이다.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하게 가슴을 활짝 펴서 자세를 잡고 천천히 걷도록 한다. 적절한 체중 유지도 척추관협착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과 음주도 피해야 한다. 흡연은 혈액 내 산소 포화도를 낮추고 일산화탄소량을 높이는데, 일산화탄소는 혈관 수축을 악화시키면서 척추뼈에 혈액이 순환되는 것을 방해한다. 음주를 하면 체내 알코올이 들어오면서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많은 단백질을 사용한다. 이때 근육이나 인대에 필요한 단백질이 알코올 분해에 사용되면서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게 돼 척추에 문제를 일으킨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도움말  = 김해 더(the)큰병원 김종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