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으로 김해시청이 폐쇄됐던 지난달 26일 저녁 평소 북적이던 삼계동의 음식점 거리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경민 기자

'아리송' 동선 공개에 시민 불만
 모두 밝혀야 한다는 의견 많아
 시청·보건소 확인 후 정보 공유도
 시 "접촉자 파악·방역 즉시 공개"



김해시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전체 공개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중앙사고수습본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접촉자가 모두 밝혀진 장소는 공개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이처럼 비공개에서 전체 공개로 전환된 이유는 뭘까?
 
시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말 부부동반 여행에서 비롯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시민 불안이 가중되면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근 지역사회에서는 김해시의 아리송한 동선 공개에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한 시민(38·삼계동)은 "김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재난문자를 받으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청 홈페이지에서 동선부터 확인해본다"면서 "동선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려 답답하기도 하지만 막상 공개가 돼도 병원·식당·마트 등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선을 밝히는 취지는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시민 불안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장소를 특정해주지 않으면 확진자의 거주지 인근은 얼씬도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이유 없이 손해를 보는 가게도 생긴다"며 "이번 전체 공개 조치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의 방역소독과 접촉자 파악을 마치는 즉시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김해33번 환자부터 적용된다. 해당 조치는 이번 집단감염 상황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지속될 방침이다.  
 
그동안 시는 감염병예방법 제34조의 2(감염병위기 시 정보공개)와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에 준해 확진자 정보를 공개해왔다. 개인정보는 개인을 특정 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시간은 코로나 증상 발생 2일 전부터 격리일까지만 공개했다. 
 
이러한 보건당국의 지침에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은 직접 나서서 확진자가 다녀간 곳을 확인하고 지인들과 정보를 공유해왔다. 지난달 말 이틀 동안 확진자 8명이 무더기로 발생하자 이들에 대한 신상·동선 등의 정보가 지역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갔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가 발 빠르게 확산됐다. 
 
회원 김 모(33·율하동) 씨는 "맘 카페에 올라오는 정보가 빠르고 정확했다"며 "확진자가 나오면 그 가정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학원 등에서 다른 학생의 부모에게 안내 문자를 보낸다. 그런 경우 엄마들이 카페에 정보를 올렸다.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장유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당시 이 지역의 인터넷 맘 카페에는 일일 평균 10만 명이 방문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방역지침에 따라 역학조사관이 현장을 확인하고 특정인을 선택하면, 실무자가 이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해왔다. 접촉자가 모두 밝혀지면 그곳은 공개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최근 모든 동선을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민원전화가 빗발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집단감염의 엄중함과 시민들의 뜻을 반영해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비공개가 많았던 것은 동선이 겹치는 모든 접촉자 파악이 빨랐기 때문이다. 긴급문자로 장소를 공개하는 것은 접촉자 파악이 되지 않을 경우에 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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