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지난 주말 거의 두 달에 가까운 지겨웠던 역대급의 장마가 끝이 났기에 경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지역인 의령의 한우산 정상에서 은하수를 촬영하기 위하여 혼자 차를 몰고 떠났다. 해가 넘어갈 시간쯤에 한우산 정상 주차장에 도착하여 보니 오랜만에 갠 하늘을 보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기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처럼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온 그룹은 거의 없었고, 친구들과 그룹을 지어 별을 보러온 청년팀들이 있었고, 밤하늘의 별여행을 하기 위해 함께 온 가족이 있었다.
 
밤하늘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달이 없는 맑은 밤하늘과 주변의 광해가 없는 탁 트인 시야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두운 밤하늘의 별을 잘 보기위해서는 암적응이 된 눈이 있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전등불을 비추게 되면 우리의 눈은 다시 암적응이 되기 위하여 몇 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청년팀들은 대부분 자기들끼리 사진을 찍는다고 웃고, 떠들며 전등을 예사로 비추기도 하였지만,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들은 조용히 밤하늘을 감상하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온 아빠는 어린 아들에게 밤하늘을 보여 주기위하여 부산에서 왔다고 하였다. 아이를 위하는 아빠의 진심이 느껴졌다.
 
어린 시절 여름밤 짚으로 만든 멍석에 누워 하늘을 보면 눈앞에 쏟아져 내릴 것 같았던,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은하수를 관찰하기엔 좋다고 소문이 난 곳이지만 지금은 그냥 가물가물한 정도로 위치를 아는 나도 겨우 찾을 수 있을 정도의 밝기를 가지고 반짝이고 있었다.
 
1960년대의 농촌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남자아이는 버스운전수였고, 여자아이들의 희망은 버스 안내양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농촌 아이들에게는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일들이 버스를 타고 떠나는 것이었으니 그 때 아이들의 눈에는 신작로를 먼지를 날리며 왔다가 손님을 태우고 다시 대처로 떠나는 버스 운전수와 안내양이 꿈이었던 셈이다. 요즘 부모들은 하나 혹은 둘인 자녀들을 잘 키우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자신의 눈높이에서 성공한 자녀를 만들기 위하여 많은 돈을 투자하여 아이들이 쉴 틈이 없도록 학원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의 성공 기준은 20세기 사람들의 성공 기준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산업 구조도 20세기까지는 제조업과 하드웨어 중심에서 21세기에는 서비스업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제일의 부호들 순위를 보아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오너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이지만, 작년 연말 기준 우리나라 개인의 재산 순위를 보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오너들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순위가 대 약진을 한 것만 보아도 변화의 방향을 확연하게 알 수가 있다.
 
앞으로의 성공 기준은 돈이나 높은 지위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지의 여부가 될 것이다. 이십여년 전에는 어린이 영어학원이 붐이 일기도 했고, 근래에는 앞으로는 코딩이 대세라며 학부모들이 코딩학원을 찾아 헤매는 해프닝들이 있기도 했다. 부모가 자녀의 장래를 미리 재단하여 어떤 사람으로 만들려는 것만큼 미련한 일이 없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기 위하여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가지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요즈음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이 연예인이 상당히 많다. 그 이유는 화려한 무대에 있는 것보다는 TV나 핸드폰을 통하여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여행을 다니다 보면 대한민국은 잘 몰라도 K-POP에 열광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 역시 장래 희망이 K-POP 가수가 되는 것이라는 사람이 많다.
 
어린이의 장래희망에 대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하게해야 된다는 내용의 TV 광고가 있다. 억지로 학원에 보내는 것 보다는 온 가족이 손을 잡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자. 그래야 아이들의 미래를 자신이 설계하고,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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