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쥐 암컷의 뇌 신경. 미 미시간주립대 제공

갑상선 염증 치료 후 불안증 완화
2020 유럽 내분비학회 총회 보고 



불안 장애(anxiety disorders)는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신경정신 질환 중 하나다. 선진국의 경우 만 25세부터 60세까지 성인의 최고 35%가 불안 장애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불안 장애 연구는 신경계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갑상선의 자가 면역 염증이 불안 장애를 부추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내분비계 질환인 갑상선 염증이, 불안증과 같은 정신 질환의 기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립병원의 율리이아 오노프리이후크 박사팀이 수행했다. 그 결과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2020 유럽 내분비학회 연차총회'에 보고됐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T4(thyroxine)와 T3(triiodothyronine) 호르몬은 심장과 근육 조절, 소화 기능 유지, 뇌 발달 등에 꼭 필요하다.
 
갑상선 염증은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다. 인체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갑상선 공격 항체를 생성하면 염증이 뒤따른다. 
 
연구팀은 공황 발작 등 불안증 증상이 있는 남성 29명(평균 33.9세)과 여성 27명(평균 31.7세)의 갑상선 기능을 검사하고 갑상선 호르몬 수치도 측정했다.
 
이들 환자의 갑성선 기능은 손상되지 않은 상태였고, 호르몬 수치도 정상 범위 내에 있었다.
 
그런데 갑상선에서 항체 양성 반응 등 염증 신호가 포착됐다. 불안증과 연계할 만한 변수였다. 
 
그래서 이부프로펜(ibuprofen) 등 2종의 소염·진통제를 2주간 투여하자 염증이 완화하면서 불안증 지수도 낮아졌다.
 
이번 연구에서 배제된 성호르몬과 부신호르몬도 불안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오노프리이후크 박사는 "내분비계가 불안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불안증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는 신경계만 보지 말고 갑상선을 포함한 내분비계도 잘 살펴봐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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