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포스트 코로나의 이슈가 많은 이들의 관심거리가 된지도 꽤 지난듯합니다.

매일매일 포스트 코로나의 일상을 갱신해가면서 새로운 경험으로 우리의 일상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힘듦 가운데서도 아직은 각자의 자리를 버텨가고 있는 매일을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용기와 열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악수하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일이 참 어려워졌습니다. 매일 매일을 불안해하고 경계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상이 조금은 서럽기도 합니다.
 
학창시절 읽었던 톨스토이 단편집의 제목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떠올라 다시 한 번 꺼내봅니다. 남편 셰몬과 아내 마르뚀냐, 그리고 천사 미하일을 중심으로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가 요즘 우리의 일상에서 고민되는 많은 이야기들과 오버랩 되는 듯합니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는 '염려'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고민, 걱정, 불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기에 우리는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오랜 시간 전염병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의 '염려'는 더욱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아 마스크를 쓰라고 권하는 사람에게 폭행과 폭언을 하는 사건과 영상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식당 가는 것을 자제하고, 많은 이들이 모이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의 중요함에 대한 권고들이 많습니다. 어쩌면 지금은 당연히 그런 '염려'를 해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 
 
이 균형을 놓고 톨스토이는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균형적인 삶을 살아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겸손'일 수 있습니다. 혼자 잘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났다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없다면 그 잘남의 비교대상이 없어 심심하게 되진 않을까요? 잘남은 타인이 인정해 줄 때 비소로 빛이 납니다.
 
최근 이슈 중 또 하나는 1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건강한 목적이 바로 세워진 1등의 과정은 참 귀한 일입니다. 그들은 어쩌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를 조금은 빨리 깨달았을 수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늘 사람은 2%의 결핍 속에 갈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가다보면 그 과정이 훼손되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내기도합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1등들이 스스로 만족하는 1등, 단지 성적순의 1등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1등, 가치가 존중되는 1등이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입니다.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내어준 해답은 '사랑'입니다. 이 어려운 시절을 이겨나갈 수 있는 방법, 우리가 열심히 상황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바로 '사랑'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나온 시기가 지금처럼 많이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던져진 묵직한 질문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에게 제일 무서운 적은 '포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반도'라는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의 질병으로 그들의 가치와 삶은 포기해버릴 때, 포기하지 않은 이들이 희망으로 삶을 이어갑니다. 우리에게는 다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동력인 '사랑'으로 포기하지 않고 함께 더 많은 가치를 꿈꾸고, 희망을 노래하는 것. 지금, 우리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짧은 대답일 수 있겠습니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