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대성동고분군 등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관문이 최근 통과됨에 따라 최종적인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김해 대성동고분군 전경.

세계유산 등재 국내 관문 최근 통과
김해대성동고분군 등 7곳 연속유산
등재기준·진정성·완전성·보존 평가
평가위원 현지 실사 '장벽'도 넘어야 



김해 대성동고분군 등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관문이 최근 통과됨에 따라 최종적인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0일 세계유산분과 회의를 열어 가야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에 선정했다. 문화재위원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 선정은 국내 심의 최종단계를 통과한 것이다. 
 
국내 관문을 통과한 가야고분군은 2022년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2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과제와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 국내 심의 통과 과정은?
 
가야고분군은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의 7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이 유적들은 모두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전역에 산재하는 다양한 가야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발굴하고, 활용하자는 가야유적 세계유산 등재추진 학술연구 결과에서 비롯됐다.
 
이듬해인 2013년 경남과 경북이 김해 대성동고분군과 함안 말이산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각각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했으며, 이후 가야 고분군의 세계사적 가치와 완전성 충족을 위해 2018년 고성 송학동, 창녕 교동과 송현동, 합천 옥전,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4개 고분군이 추가됐다.
 
가야고분군은 지난해 3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가야문명의 성립과 발전, 소멸을 보여주는 탁월한 물적 증거로 인정받았지만,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와 역사성에 대한 서술 등이 부족해 보완 조건으로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도와 경북·전북,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은 이후 등재신청서 보완을 위한 워킹그룹 운영, 세계유산 비교연구를 위한 국내외 전문가 초청 워크숍 등을 통해 신청서 내용을 보완하고 전체적인 구성변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문화재청은 지난 5월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이번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2020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가야고분군'을 선정했다.
 

■ 향후 과제와 전망은?
 
2022년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의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에 따르면 세계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등재기준에 부합돼야하며, 진정성, 완전성, 보호 및 관리체계 등을 갖춰야한다.
 
등재기준은 '살아있거나 또는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 혹은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런 의미에서 가야고분군은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야고분군은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하면서도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던 가야문명을 실증하는 독보적인 증거로,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진정성 측면도 강하다. 가야고분군은 형태와 디자인, 재료와 물질, 위치와 주변 환경 측면에서 높은 수준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1~6세기에 조성된 고분군으로, 형태와 디자인, 재료와 물질 측면에서 조성 당시의 고분의 구조와 재료가 잘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야고분군은 가야연맹의 독특한 정치체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7개 정치체의 최상위 지배층 고분군으로서 완전성을 충족하고 있다. 게다가 모두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돼 있고, 개발행위로부터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보호 및 관리 측면에서도 세계유산 등재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장점을 최종 등재신청서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유네스코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위원들의 현지 실사 '장벽'을 잘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2022년 하반기쯤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경남도와 추진단 등은 김해 등 고분군이 산재한 지자체와의 협의, 전문가와의 공조를 통해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 등을 보완, 내년 1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최종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내년 9~10월쯤 ICOMOS 위원들의 가야고분군 현지 실사를 준비하고 대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확정된 '초광역협력 가야문화권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가야사 규명과 확립, 가야유산의 합리적 보존과 관리, 가야역사자원 활용과 가치창출을 목표로 6대 전략, 20개 과제, 88개 세부사업에 향후 10년 동안 1조 4041억원(국비 5099억 원, 지방비 8398억 원, 민자 544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가야고분군이 소재한 경남·경북·전북 및 7개 시군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 기원 '가야로 자전거 투어'와 가야역사문화를 전국민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가야아카데미 및 가야역사를 주제로 한 각종 공모전도 계획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런 노력들을 통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등재 기원 분위기를 범국가적으로 확산시켜 세계유산등재로 가는 디딤돌을 만든다는 의지이다.
 
경남도 류명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가야 역사·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관광 활성화는 물론 가야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이 될 것이다"며 "대한민국 자긍심 고취와 지역 이미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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