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코레일)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책에 맞춰 올해 추석 예매 승차권을 창가 좌석만 발매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역에 정차되어 있는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로 명절 문화도 변화 
 확산 막으려 귀향 자제 분위기 
 벌초 대행 증가·추모공원 예약제
"이동 금지 강제" 청와대 민원도



김해시보건소에 근무하는 서 모(43) 씨는 이번 추석에 시댁이 있는 남해에 가지 않기로 했다.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아 혹시나 피해를 줄까 염려하는 마음에서다. 남해군에서는 지난 2월 확진자 1명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서 씨는 "시는 최근 직원들에게 명절기간 가능한 한 다른 지역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했다"면서 "사실 고령인구가 많은 곳이라 고민을 하던 찰나였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이해를 해주셨다. 선물과 용돈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추석 안부를 대신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가 고유의 명절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추석 기차표 대란'도 없었다. 올해 추석 열차 승차권은 전체 좌석의 절반만 공급된다. 그러나 예매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8일과 9일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총 201만석 중 창가 좌석 104만석을 대상으로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 신청을 받았다. 이 기간 판매된 좌석은 47만석(45.2%)이다. 평상 시 기준 전체 좌석 대배 23.4%의 좌석만 예매된 셈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들, 며늘아! 이번 추석 차례는 우리가 알아서 지내마. 내려올 생각 말고 영상 통화로 만나자. 시아버지·시어머니 일동"이라는 플래카드를 마을 곳곳에 내걸었다. 전국적으로 벌초 대행 서비스 이용객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외동에 거주하는 이승원(34) 씨는 올해 처음 벌초 대행서비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씨는 "조부모님의 산소가 아버지 고향인 강원도에 있다. 직접 벌초를 하려면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며 "경기도에 계신 삼촌과 지방 곳곳에 흩어져 있는 친지들이 모이는 것도 부담이 된다. 결국 가족들과 상의 끝에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해시도 시민들의 이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주촌면 김해추모의공원은 추석 연휴(9.30~10.4) 사전예약제와 함께 온라인 성묘시스템을 운영키로 했다. 연휴 동안 공설 장묘시설인 김해추모의공원 방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또 집합·모임·행사 시 실내 50인 이상 운집을 금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준해 1일 추모객 총량제를 실시키로 했다. 추모객 총량제는 1시간 240명, 참배시간은 10분으로, 10분당 40명씩 이용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명절 때마다 면제했던 고속도로 통행료를 이번 추석 연휴에는 징수할 방침이다.  최대한 이동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강력한 당부의 메시지이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원하는 분위기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추석 명절 기간 록다운(lockdown)과 장거리 이동제한 조처가 필요합니다'라는 글이 등장했다. 현재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한 상태이다. 
 
장유지역의 한 맘카페에서도 일부 회원들이 해당 청원에 동참하자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한 회원은 "기본적으로는 개개인이 알아서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름휴가, 임시공휴일 이후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느냐.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강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추석 기간에 모두 조심해야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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