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지 1~2시간 후 숙면 때 성장호르몬 60~70% 가량 분비
연골조직도 자극받아 키 자라 충분한 수면 못하면 주의력 산만
기억력·뇌 발달에 지장 초래

늦은 시간까지 TV시청 삼가고 카페인 함유 탄산음료 등 피해야
우유 감자 키위 아몬드 등 도움


"잠을 잘, 그리고 많이 자야 키가 쑥쑥 큰단다."
 
기자가 어릴 때 어른들한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의학적 지식이라고는 거의 없었던 분들이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물론 대대로 물려받은 선조들의 생활 상식이나 지혜의 산물이겠지만, 그 속엔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 김해중앙병원 김미옥 소아청소년과 진료부장이 성장크리닉에서 어린이의 키를 재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의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뇌 발달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자녀의 성장에 있어서 수면 시간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수면이 성장호르몬, 뇌 발달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3세의 경우 하루 12~14시간, 4~6세는 11~12시간, 7세 이후에는 9~10시간은 자야 한다.
 
김해중앙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옥 진료부장의 도움말로 수면과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 알아보자.
 
■ 푹 자야 성장호르몬 왕성하게 분비
부모들은 잘 먹어야 키도 크고 몸도 튼튼하다고 생각해 식단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 하지만 아이들 수면 시간과 수면 습관은 간과하기 십상이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은 깊은 잠을 잘 때 성장호르몬이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성장호르몬은 잠들기 시작한 뒤 1~2시간이 지나 숙면에 접어들면 활발하게 분비되는데, 이때 하루 분비량의 60~70% 가량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오후 10시~새벽 2시 사이쯤이다.
 
또한 잠자는 동안 연골조직이 자극돼 키가 크는 효과가 있다. '뼈는 잠자는 동안에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옛말에, 잠을 많이 자야 키가 큰다는 말이 있듯이 성장기의 충분한 수면은 키의 성장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이다. 김미옥 진료부장은 "요즘 아이들은 TV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스마트폰·과다한 학습량 등으로 인해 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충분한 수면과 뇌 발달
잠을 제때 자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고 충분한 수면이 보장되지 않으면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집중력 또한 떨어질 수 있다. 정신없이 부산한 아이들은 성격이 유별나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잠을 못 자면 학습에 영향이 초래되기도 하는데, 뇌가 기억력과 관련해 활동하는 때는 따로 있다. 수면은 크게 렘수면 (REM:rapid eye movement sleep)과 비렘수면(NON-REM)으로 나뉜다. 렘수면은 '꿈 잠'이라고도 하는데, 기억력과 연관이 있고 정신적 피로를 풀어줄 뿐만 아니라 감정순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만약 렘수면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많아지게 된다.
 
비렘수면은 4단계로 이뤄지는데 1단계는 선잠, 2단계는 깊은 수면의 진짜 잠, 3단계와 4단계는 가장 깊은 잠이다. 3, 4단계는 깨우기 어렵다. 비렘수면은 낮에 쌓인 신체와 정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에너지를 재충전하게 해준다. 또 심장, 위장관, 근육 등이 휴식을 하기 때문에 다음날 낮의 활동을 준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비렘수면이 부족하면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각종 신체질환 노출 우려가 커진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은 보통 1시간 30분~2시간 주기로 반복된다. 따라서 최소한 4번 이상의 반복 주기를 가질 수 있는 수면시간(8시간 이상)을 확보해야 충분한 기억력과 뇌 발달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신체발달에도 좋다.
 
■ 수면장애의 종류와 대처법
아이들의 수면장애는 무서운 꿈, 쫓기는 꿈 등을 꾸면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자다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에 경련을 일으키거나,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아이가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이유도 예민한 성격, 낮잠 습관, 수면방해 음식, 야뇨증 등으로 다양하다.
 
환경적인 영향으로는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개인 학습 등으로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게 돼 수면시간이 모자라거나 저녁시간대에 잠을 자는 습관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등이 있다.
 
평소 먹는 음식도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데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은 카페인이 함유돼 있어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며 뼈 성장에도 좋지 않다. 야식 습관도 수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야뇨증은 자는 동안 소변을 보게 될까 두려워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는데,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수분 섭취를 삼가고 잠자기 전 반드시 소변을 보게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김미옥 진료부장은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세라토닌 호르몬이 풍부하고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것이 좋다"며 "대표적인 것으로는 우유를 꼽을 수 있는데, 하루 2~3컵 정도가 적당하며 그 이상이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고, 그 외에 바나나·감자·키위·아몬드 등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도움말 = 소아청소년과 김미옥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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