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들초동 회원들이 신어산과 접해 있는 백두산을 탐방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창립 20여명 활동
인제대 약용식물관리사 4기 주축
무분별한 약용식물 채취 없어야

바빠야 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스피드가 꽤나 중요하다. 빨리빨리 일을 처리해야 다음 일을 할 수 있다. 일을 잘 하기라도 하면 더 많은 일이 주어진다. 쉴 수 없게 만든다. 주변을 돌아볼 수 없게 만든다.
 
김해에는 '산들초동'이라는 동호회가 있다. 매월 산에 오르면서 약용식물을 보호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산과 들에 핀 약용식물을 사랑하는 동아리'의 약칭으로 산들초동이라 이름 지었는데, 천천히 산행하며 자연에 귀 기울이고 김해지역의 약용식물을 보호하고 있다. 
 
올해 초 창립한 이 동호회에서는 2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인제대 평생교육원 약용식물관리사 4기 과정을 마친 이들이 중심으로, 일반회원 모집 건도 논의되고 있다.
 
이들이 활동하는 곳은 주로 산과 들이다. 도라지, 감국 등 약용식물들이 주로 산과 들에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를 차려입고 산에 오르는 모습은 여느 등산모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산행은 좀 특별하다. 정상을 향해 빠르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주변을 살피며 오른다. 천천히 산 구석구석을 살피며 오르다 보면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게 산들초동 회원들의 설명이다.
 
한 회원은 "무심코 그냥 흘려버리면 무의미한 것들이지만, 자연에 관심을 갖는 순간 감동이 된다. 약용식물을 직접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행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한 회원이 무언가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약용식물 강의가 시작된다. 울창한 소나무 밑 자연학습장에서 열리는 수업이다. 발견한 식물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놓고 다른 주장을 내놓기도 하고 재배법, 효능, 쓰임새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이들은 매월 한 차례씩 모임을 갖고 산행에 나선다. 주로 둘째 주에 산행을 떠나는데 산에 오르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다. 산들초동 회원들에게는 자신의 이름 말고도 또 다른 이름이 있다. 감초, 금은화, 초오, 복령, 설견초, 신이화, 배초향, 오미자 등 약용식물 이름을 별명으로 쓰고 있다. 동아리 임원들의 역할도 구분돼 있다. 고문, 회장, 부회장, 총무, 재무 등이 있고 특이하게 산행대장이라는 직책이 있는데 산행대장은 약초 산행지를 결정하고 산행시 회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얼마 전 신어산 일대에 도라지와 감국 수 만종을 파종했다. 무분별한 채취로 대를 잇기 힘들어진 약용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박호원 회장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약용식물들이 무분별하게 채취돼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약용식물을 보호하는 활동을 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산들초동(http://cafe.daum.net/sd-cd)에 가입하려면 회원 전원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문의/박호원 회장 010-3843-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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