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의 인제대학교 캠퍼스. 도서관에서 만난 마의(25)씨는 인제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이다. 생긋생긋 웃는 듯한 인상을 가진 그는 겉모습 뿐만 아니라 우리말까지 능수능란하게 구사, 언뜻 보면 한국인 학생처럼 보인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간 한국어 공부를 한 뒤 바로 한국으로 유학왔지요. 고등학교 때 '한강의 기적'을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의씨가 말하는 '한강의 기적'은 196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이다. "전쟁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은 엄청난 경제성장을 일궈냈잖아요. 중국 사람들은 그 비결을 무척 궁금해 한답니다."
 
마의씨의 꿈은 한국과 중국에 무역회사를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부푼 꿈을 안고 밟은 한국 땅이 너무나도 낯설었다고 고백한다. "21살때 부산과학기술대학교에 입학해 첫 유학생활을 시작했어요. 중국에서 한국어 공부를 했지만 한국 사람과 대화하기엔 부족했고, 부산 거리도 낯설었지요. 입학하고 첫 일주일간은 캠퍼스 밖에 나오질 못하고 기숙사에서만 생활했지요."
 
이런 마의씨가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아르바이트 때문이었다. "첫 유학비만 부모님에게 받고 그 후로는 제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생활했어요. 스무 살이 넘었는데 부모님께 계속 손을 벌릴 수는 없었지요. 아르바이트를 찾기 위해 캠퍼스 밖을 나오기 시작했답니다."
 
그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들어보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한 식품회사에서 짐을 옮기는 일부터 시작한 그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일, 전단지를 배부하는 일, 건설현장 막노동, 심지어 부산 덕천교차로에서 핸드폰 줄 장사까지 해보았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에 입학한 그는 현재 인제대학교 대외교류처에서 외국인 학생들의 통역과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장학생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죠. 그러다 보니 점차 한국말도 익숙해지고 한국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키울 수 있었어요. 당연히 돈도 유학생활하는 데 부족하지 않게 벌 수 있었고요."
 
그는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난 학기 대학원 성적은 전 과목 에이플러스(A+). "공부도, 일도 열심히 하다 보니 놀 시간이 따로 없어요. 수업을 마치면 바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집에 가서도 과제를 해야하니까 보통 새벽 2시나 되어야 잘 수 있죠. 처음엔 피곤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대신 주말에 여행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어요."
 
힘든 시기를 인내심과 노력으로 이겨내는 것. 마의씨는 '한국의 기적'을 몸소 체득하고 있는 중이다.
 
"내년 2월이면 대학원을 졸업합니다. 졸업 후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무역회사에 취직할 생각이에요. 훗날 한국과 중국에 나란히 제 무역회사를 세울 건데,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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