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에는 아직까지 해외입국자 임시숙소가 없다. 해외 입국 등을 이유로 자가격리 해야하는 경우 거주지 이용 또는 개별 임차를 해야한다. 최근 전국적으로 무단이탈 사건도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김해뉴스DB

입국자, 자가격리 또는 원룸 임대 
소형 주택 거주자·외국인 '애로'
시, 요청할 때 원룸 중개만 도와
시민 "공식 격리시설 마련해야"



"유럽에서 입국하는 가족이 있는데…"
 
최근 김해지역의 맘카페 게시판에는 해외 입국자 격리시설 여부를 묻는 질문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집에 영유아가 있어서 자가격리는 어려운 상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해당 카페 회원들은 이 게시물에 저마다의 답변을 내놓았다. "질병관리청이나 국민건강센터에 문의하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집을 비워두고 입국하신 어머니 혼자 들어가시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룸을 얻어 격리기간을 채웠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정부 또는 지자체의 방침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이는 없어 보였다. 각종 추측과 경험 사례만 난무했다. 
 
<김해뉴스> 취재 결과 실제로 김해시는 해외 입국자를 위한 별도의 임시 숙소나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시 관계자는 "1주일에 평균 3명이 해외에서 김해로 입국하고 있다. 안전도시과에서 원룸을 중개해주고 있지만 현재 공식적인 격리시설은 없는 상태"라며 "기존에 공공 목적으로 사용하던 생활시설이 없기 때문에 임시숙소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격리대상자가 가족들과 같은 집에 머물며 방을 따로 쓰거나, 가족들이 친지·지인 등의 집에 신세를 지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 화장실이 하나 있는 좁은 집에 사는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격리대상자는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소독을 해야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고 가족들은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한 공포를 떠안아야 한다. 아니면 격리대상자가 원룸 등 다른 숙박 시설을 알아봐야 한다.
 
시민 이 모(39) 씨는 "인구 56만 도시에 해외입국자 격리시설이 한 곳도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뉴스를 보면 가족감염 사례가 많이 나온다. 격리자와 함께 있는 가족들은 일상생활을 할텐데 만약 입국자가 확진되고 가족에게 옮기면 지역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원룸 거주자들도 일반 원룸에 격리대상자들이 머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불만을 드러냈다.
 
어방동 소재 원룸에 거주하는 최 모(25) 씨는 "격리대상자가 같은 원룸에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하다. 얼마 전 아파트 집단 감염 사례도 나오지 않았나. 알려주지 않으니 더욱 걱정된다"면서 "격리기간 중 무단이탈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비교적 체계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자가격리자 공식 숙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 공식 격리시설이 없는 것은 사실 외국인들에게 더욱 큰 어려움으로 와닿는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외국인들은 개인적으로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가 매우 힘들다. 특히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이 많은 김해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입국한 외국인들이 제대로 격리돼야 일반 시민들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있다.
 
김해에 거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A(33) 씨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숙소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만, 구한다고 해도 단기로 머무는 방은 금액대가 너무 높아 경제적으로 힘이 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경남도내에서는 현재 인근 창원이 공식 국외 입국자 임시숙소로 창원축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 번에 4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또 거제시는 거제삼성호텔을 해외입국자 가족을 위한 '안심숙소'로 활용키로 했다. 입국자가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격리자 가족은 최대 70%의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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