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 해라서 그랬을까? 지난 경인년 김해시민들은 여느 때보다 신산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바야흐로 호랑이가 주름잡던 시절은 가고 풍요의 상징인 토끼 해가 밝았다. 신묘년을 맞은 시민들의 소망은 무엇일까? 지난 1일 김해시 장유면 롯데아울렛에 신년 쇼핑을 나온 시민들이 환화게 웃고 있다. 사진=박정훈 객원기자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묘(卯)는 토끼를 가르킵니다. 토끼는 십이지 띠동물 중에서 네 번째이며 방향으로는 정동쪽, 달로는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기도 합니다.
 
동양사람과 달리 서양사람들은 토끼를 교활한 짐승으로 생각합니다. 구글에서 토끼(rabbit)에 대해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교활한(cunning)과 속된(snobbish) 등의 부정적 형용사입니다.
이런 토끼의 이미지는 미국 애니메이션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벅스버니(워너브라더스) 등 토끼 캐릭터는 늘 홍당무 밭을 망가뜨리고 사냥꾼을 골탕먹이죠. 이 캐릭터는 몇 년 전 국내에서 유행한 '엽기토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토끼의 이런 꾀보 이미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있는 듯합니다. 토끼는 자라에게 속아 용왕 앞으로 끌려갔다가 "내 간은 육지에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탈출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꾀보였으면 토끼라는 명사 자체에서 '토끼다'라는 동사가 발생했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토끼하면 온순하고 착한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또 생장과 번창, 풍요의 상징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마 토끼가 한 번 새끼를 낳으면 많게는 20마리까지 낳기 때문일 것입니다. 속담이나 사자성어들을 살펴보면 토끼는 목표, 성과물 등의 의미로도 등장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은 두 가지의 목적을 위해 동시에 힘쓴다는 뜻입니다. 나무에 앉아 토끼가 달려와 부딪히기만을 기다린다는 수주대토(守株待兎)에서의 토끼 역시 뜻하지 않은 성과물을 나타냅니다. 지난해 김해시민들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시장이 바뀌고, 진영역에는 KTX가 정차하게 됐으며, 난개발 방지를 위한 조례 개정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구 50만 명이 넘어서며 대도시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새해에도 경전철 개통과 김해을 보궐선거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번영과 풍요를 가져온다는 토끼해, 김해에서 함께 살아갈 보통 시민들의 새해 소망을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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