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과 관련된 내용을 취재하면서 김해지역의 교복 시장이 참으로 문란하다는 생각을 했다.
 
김해지역 4대 교복업체들의 교복 가격은 한 벌당 28만 원. 거제시교복공동구매추진연합회가 17만~18만 원에 교복을 구매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1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폭리이다.
 
일부 대형 교복업체 대리점에서는 공동구매를 결정한 학교 학생들의 경우, 교복값을 반으로 낮춰 주는 방법을 동원해 자신들의 매장으로 끌어들였다. 교묘하게 공동구매를 방해한 것이다. 교복에다 체육복을 끼워주는 수법으로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힌 경우도 있었다.
 
이들의 횡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3일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이 내놓은 교복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비정상적인 교복들이 부지기수였다. 눈과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어떻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들키지 않은 채 이런 '쓰레기 같은 교복'을 팔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취재를 하면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열이면 열, 분노했다. 대개의 부모들은 그러면서 "아이가 대형 교복사의 유명 제품을 원하면 사 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뭔가 제도적으로 대책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말로 들렸다.
 
취재 과정에서 교육당국이 교복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김해교육지원청에 "지금 김해지역에서 불거지고 있는 교복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으면 "그건 학교와 학부모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고가 들어오고 문제가 발견되면 그때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도 들었다.
 
결국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는 교복의 질과 가격 등을 잘 따져보고, 학교는 학부모와 함께 공동구매의 이점을 잘 살려나가고, 교육당국은 좋은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적극적인 감시자 구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학부모와 학교, 교육당국이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마련하는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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