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김해 한 여행사 사무실 모습. 재택근무 실시로 인해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 최인락 기자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종료 코앞
업계 "손님·상담·매출 모두 0"
내외동·장유 일대 여행사 ‘휴업’
김해시, 여행업 지원 방법 고심



"손님방문, 여행상담, 매출 모두 제로죠. 끝이 보이지 않는 위기가 너무 힘들어요. 사무실을 열어둬도 손님이 오질 않으니 출근을 거의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지난 20일 김해 한 여행사 사무실. 김해지역에서 15년째 여행업에 종사하는 김 모 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올해 여행사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거의 없다.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며 최근 몇 달간 여행 관련 문의가 '0'이었다. 기존에 2명 있던 직원도 권고사직 처리를 했다. 그나마 실업급여라도 받게 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여행업에 종사하며 직면한 최대 위기"라며 "메르스 사태 등 모두 넘겨왔지만 이 정도인 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인근의 또 다른 여행사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아예 짐을 모두 빼고 손을 털어버린 상태였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는 요즘 시름이 깊다. 지역 사정도 다르지 않다. 그나마 지원받던 고용유지지원금이 곧 종료된다. 지원기간은 당초 6개월이었지만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정부는 이 기간을 약 2개월 연장했다. 문제는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여파에 이 8개월의 기간이 차례로 종료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해시 내동에서 여행사를 운영 중인 박 모 씨는 이날 "여행업계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부분 매출이 해외여행을 통해 나오는데 현재 해외여행을 가는 분들은 거의 없다"며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근근이 직원들 지원이 있지만 조만간 기간이 끝이 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행사 매출은 해외여행 70%, 국내여행 20%, 나머지 10%는 발권수수료에서 발생하는데 해외여행이 사실상 중단되고 국내 여행도 단체관광이 어려워서 경영상황의 한 마디로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변 여행사 모두 대동소이해 대거 실직자 발생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곧 실업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해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매출이 사실상 없다시피한 여행사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수급이 종료되면 더 이상 직원 인건비 부담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현재 김해지역 여행사들은 줄줄이 휴·폐업 신세다. 
 
지난 10월 기준 김해시에 등록된 여행업체는 약 80개 사다. 그러나 이날 <김해뉴스> 취재진이 내외동, 북부동, 장유 일대 등 여행사 10여개사를 둘러본 결과 정상적으로 사무실을 운영을 하는 여행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다만 시는 지난 8월 여행업계 지원 사업의 일환인 '위기극복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행업 종사 업체 66개사에 각 100만 원 씩 지원했었다.
 
여행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직업을 가져야 생계유지가 된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은 사실상 겸직이 어렵다. 겸직 자체가 당사 취업규칙에 어긋나는 경우도 있고 여행업을 대체할만한 실질적인 일자리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휴직 중인 여행사 직원 강 모 씨는 "코로나19 초창기보다는 나아진 추세지만 여전히 어렵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업계가 정상화 돼 업무에 복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여행사를 다니다가 월급이 끊겨 생계가 곤란해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최근 오토바이 배달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황 모 씨는 "일단 아르바이트라도 시작하긴 했는데 이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가 지역사회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해결 방안 마련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김해시는 여행사에 대한 지원 방법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업 등에 종사하는 분들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며 "경남도 관광진흥과 및 타 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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