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김해 한 입시종합학원에서 고등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최인락 기자

 교육부, 학원에 원격수업 권고
 학원서 전파 시 상호명 공개도
 학원 "고3 수험생 거의 없어"
"방역수칙 준수 하에 운영키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여 앞두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지역 학원가가 초긴장 상태다. 22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도내 초·중·고 학생 27명과 교사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학원 강사 확진자도 3명을 기록했다. 인근 창원에서만 초·중등 학생 확진자가 10명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만약 수능일 전까지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한다면 확진 수험생은 별도시험장에 격리돼 시험을 치러야 한다.
 
김해교육지원청은 관내 학원과 교습소에 의무 및 권고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수능일까지 교육부의 관련 지침에 따라 강사·직원 등에게 자가진단앱 사용이 권유된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한 후에 출근하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수능일로부터 일주일 전인 오는 26일부터는 학교 수업 전체가 원격 수업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이 기간 학원에도 대면수업 자제를 안내한다. 이때 만큼은 이른바 '일상 감염'을 피하기 위해 학원의 수업도 원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기준 현재 김해시에 등록된 학원은 1164개소, 교습소는 319개소다. 만약 이들 학원·교습소가 이 권고를 지키지 않고 대면 수업을 진행하다가 학원 내 코로나19 전파자가 나올 경우 학원의 명칭과 감염 경로 등이 교육부 누리집에 공개된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에도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수능을 앞두고 학원가를 중심으로 하는 확산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험생 김 모(20) 씨는 "수험생을 포함해서 중·고등학생이 많이 모이는 곳 1순위는 학원이다"며 "수험생의 직접적인 감염은 없더라도 친구나 가족을 통해 2차 감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에서도 논란은 뜨겁다. 수험생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르비'와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에서도 불안을 호소하는 의견이 보였다. "학원 직원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 "언제 터져도 터질 곳 인 것 같다", "수능 전에 감염될까봐 두렵다" 등이 있었다.
 
이처럼 우려가 심화되자 수능을 연기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와대 토론방에는 최근 수능 연기와 관련된 질문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질문 작성자는 내년 1월로 수능을 미루자는 취지의 메시지와 함께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날이면 코로나19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의 개강이 3월 초이니 (1월에 치르는 것이) 시기상 무리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학원에 비교적 많은 학생들이 쏠리면서 생겨났다. 
 
수능은 당초 11월 19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2주 연기된 12월 3일로 수능일이 최종 결정됐다. 그러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의 원격 수업 진행 등의 사유로 학원으로 몰리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학원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해 장유 소재 A학원 관계자는 "모든 학생 및 직원들이 개인 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등원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대부분의 고3 수험생들은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은 불가피한 대체제이지 일주일씩이나 주된 강의로 전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내동의 B학원 관계자는 "수험생만 학원을 다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원 문을 닫는다는 것에는 어려움이 많다"면서 "그래도 교육부 지침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차원에서의 지침이 내려옴에 따라 교육청 및 교육지청에서는 수험생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학원 차원에서의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교육지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학원 관계자분들은 의무사항뿐만 아니라 권유사항도 지켜주길 부탁드린다"며 "교지청 차원에서 각 학원의 실제 상황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최인락 기자 ir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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