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커피전문점에 가니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캐롤 노래가 흐른다. 어느덧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연말이 코 앞이다.
 
조그마한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요즘 분위기를 봤을땐 각종 모임에, 소비가 많아지는 연말 특수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 오히려 늘어가는 걱정에 한숨만 길어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한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라는 말이 있을만큼 이 감염병은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주말이면 식구끼리 외식하고, 친구들을 만나던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 밖에 나와서 소비했던 사람들의 생활 소비패턴은 어느새 온라인 배달로 바뀌었다. PC방에서 삼삼오오 모여 게임하던 친구들은 이제 컴퓨터를 구비해 집에서 온라인으로 만나 즐긴다.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 코스였던 영화관도 텅텅 비었다고 한다. 저녁만 되면 번화가에 바글바글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금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100명 수준이던 일일 감염자수도 3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숙박·여행 할인 할인권(쿠폰) 발급과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을 다시 중단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천만 시민 긴급 멈춤 기간'으로 선포하며 긴급 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고, 경상남도 등 일부 지방도 1.5단계로 격상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휴대폰 재난 알림 문자에는 수시로 확진자 동선과 관련된 메시지가 뜬다.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연말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계속해서 나온다.
 
지난 가을에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나 싶었는데 말짱 도루묵이다. 올해초부터 겨우겨우 버텼던 소상공인의 한 명으로 이번 코로나 재확산은 눈 앞이 깜깜해지는 소식이다.
 
코로나 확산의 걱정과 우려가 많은 가운데에서도 몇 년 걸릴지 모른다고 했던 백신 개발같은 희망적인 뉴스도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K방역이라며 자랑했던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품었던 기대마저 꺽인다. 제약회사 화이자, 모더나에서 개발한 코로나 백신을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앞다퉈 선구매를 했다고 하는데 정작 한국은 구매 소식이 아직 없다.
 
세월호 사태를 지나오며 국민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출범했던 정부가 아니였던가.
 
보도되는 뉴스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해외에서 백신 구매를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내년 선급금 예산은 1700억원으로 이 중 절반인 850억원은 코백스 퍼실리티에 납부해 850억 원만 남았다고 한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모든 국가에 충분하고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운영하는 백신 공급기구다. 정부가 계획 중인 국내 코로나19 백신 확보 물량은 총 3000만명분으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 나머지 2000만명분은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지만 백신 가격을 생각하면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 영업시간 축소, 외출·모임 자제 등 우리 국민들은 정부의 방역 정책에 적극 협조해왔다. 자영업자 한 명으로 정말 바라는건, 아니 모든 국민들이 바라는 건 K방역이나 지원금 같은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들의 바람은 코로나19의 극복이고,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코로나19 감염병이 극복돼 예전과 같이 경제활동이 활발해 지기를 소망한다. 연말이 지나 새해에는 모두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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