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축제를 하긴 하는 거야?"
 
제36회 가야문화축제(4월 4~8일)가 코앞으로 다가 왔지만, 축제 분위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홍보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김해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에 제대로 홍보가 됐는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야문화축제를 열흘 남짓 남겨둔 지난주 목요일(22일), 취재를 위해 제전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사무실은 연신 울려대는 전화벨, 전화 대화, 의견 교환 등으로 무척 분주했다. 누구를 상대로 취재를 해야 할 지 마땅찮았을 정도로 제전위원회 관계자들은 바빠 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마지막 점검 때문에 바쁜 게 아니라 아직까지 한창 준비를 하느라 바쁜 것이었다.
 
축제 관련 인쇄물도 포스터만 나와 있을 뿐이었고,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리플릿은 준비 중이었다. 최소한 한 달 전부터는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어야 하는데 싶어서 내심 걱정이 됐다.
 
제전위원회와 김해시가 배부한 보도자료도 마찬가지였다. 보도자료는 사진자료를 포함해 A4용지 7~8매 분량으로, 축제의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언론사들은 대개 분위기를 띄울 목적으로 한 달 전쯤부터 자료를 요청하는데, 예년에 비해 축제 준비가 한참 늦어진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김해읍' 시절인 지난 1962년부터 시작된 축제는 김해의 발전과 더불어 규모가 커졌다. 시민들은 규모가 커진 만큼 내실이 뒤따라야 한다는 바람을 드러내 왔는데, 그건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지난해의 축제가 끝나고 난 뒤, 축제 행사비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제전위원회 전 사무국장과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다. 당연히 제전위원회의 조직은 심하게 흔들렸고, 급기야 축제 직전까지 행사준비에 쫓겨야 하게 된 것이다.
 
축제 준비 과정에 가야문화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축제 포스터의 대표 이미지로 '차륜식 토기(보물 제 637호, 바퀴장식 뿔잔)'가 선정된 게 발단이었다. 이 차륜식 토기는 '금관가야(현 김해)'가 아니라 '아라가야(현 함안)'의 유물로서, 현재 국립진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김해에서 치르는 축제의 대표 이미지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현재 함안에서는 자체적으로 아라가야 축제를 열고 있기도 하다.
 
이를 두고 역사 고고학 분야 전문가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이런 결정이 나왔겠느냐"라고 묻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야문화축제는 김해를 홍보하기에 가장 좋은, 대표적인 행사인데, 굳이 돈을 들여 다른 도시를 홍보해 주는 꼴이다"라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결국 문제는 시스템인 셈이다. 서른 다섯 번이나 축제를 치렀으면서도 행사를 전후해 늘 잡음이 이는 가야문화축제. 이번에는 정말 확실한 문화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에 대해 고민해야 하리라 본다.
 
내년 이맘때에 다시 허겁지겁하고, 논란을 빚고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모든 김해시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자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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