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윤 시인의 신작 '혜윰 가는 길'과 이윤 시인.

 '혜윰 길' 포함 총 56편 수록
 인류애, 역사, 자연 등 풀어내
"시는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



'사랑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길/ 숨 멈추고 지나가는 길/ 바람 불면 생각나는 길/ 밤이 고백처럼 스며드는 길/ 비파 열매가 노랗게 익는 길/ 우리가 자나 깨나 그리운 곳으로 가는/ 생각하라는 길/ 마지막 사랑을 기다리는/ 길이다'(이 윤의 시 '혜윰 길' 중에서)
 
이 윤(본명 이윤영·61)시인이 최근 2번째 시집 <혜윰 가는 길>을 발간했다. 1번째 시집 '무심코 나팔꽃' 이후 약 3년만이다. 그는 지난 2011년 창조문학신문에서 신춘문예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번 시집은 4부로 이뤄져 있으며, '혜윰 길'·'은하사 꽃무릇'·'문화 골목' 등 총 56편의 시가 수록됐다.
 
이 시인은 "어둡고 슬픈 곳을 보듬어주는 것이 시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방인으로서 타국살이를 하고 있는 이주민들과 먼저 보낸 이들을 마음으로 응시하면서 시로 승화시키려 노력했다"며 "이번 시집의 시를 쓰면서 강변을 많이 걸었다. 오래 걷다보면 시상이 떠오르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별을 마주한 마음을 작품 '은하사 꽃무릇'에 담아냈다. '땅의 위,/ 모든 이별이 피어 있었다// 몇 개의 내 이별도 붉었으나 거기 두고 왔다'(은하사 꽃무릇 전문) 이 시인은 아름답지만 서로 만나지 못하고 평행선을 지키는 꽃무릇을 '이별'에 비유했다. 세상의 모든 이별을 담고 있는 꽃무릇 곁에 그의 '붉은 이별'을 두고 온 것이다.
 
또한 인류애가 드러나는 시도 함께 실렸다. 작품 '휜, 케이씨'는 무거운 삶의 무게를 견디고 살아가다 일순간 모든 것을 두고 날아가 버린 이주민 '케이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의 골목', '김태원 거리'도 각각 이국의 젊은이들이 있는 골목길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버려진 꿈들이 모인 서상동 일대를 다뤘다.
 
'문화 골목'과 '혜윰 길', '가야로515번길'은 김해 지역에 대한 이 시인의 각별한 애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표제작이기도 한 '혜윰 길'은 김해 봉황대 주위에 조성된 길목에 대해 노래했다. 이 시인은 '생각하며 걷는 사색의 길'인 혜윰 길을 그가 가진 시의 언어로 풀어냈다.
 
그는 "이번 시집에는 역사와 자연, 사람들을 잔잔하게 응시하며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다음 시집에는 오롯이 나 자신에 집중한 시를 풀어내고 싶다"며 "늦게나마 다시 시작하게 된 시는 내 삶을 지탱해주는 큰 버팀목이다. 시를 읽어주고 함께 방향을 제시해준 문우들과 독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 윤 시인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작가회·경남작가회·밀양문학회 회원, 김해문인협회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김미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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