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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병을 고친다" 믿음의 심장수술 권위자④ 인제대부산백병원 교수 조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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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1.01.04 15:38
  • 호수 6
  • 16면
  • 윤현주 편집국장(hohoy@gimhaenews.co.kr)

   
 
부산의 한 정형외과 전문병원 원장은 언젠가 기자에게 "심장 수술을 하는 의사들을 보면 경외심이 생긴다. 저 사람들이 진짜 의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조광현 인제대부산백병원 교수(백중앙의료원 부의료원장, 전 부산백병원 원장)는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 의사이다. 그는 '현대의학의 꽃'이라 불리는 심장 이식 수술의 권위자이다.

조 교수가 이끄는 심장이식 수술팀은 84%의 수술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수술의 지난함과 의사로서의 소명 의식, 인간적 강박 따위를 자신의 시를 통해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 '나는 흉부외과 30년짜리 의사/ 그렇다고 익숙한 것만은 아니다/ 때론 너무 낯선 생의 행간에서/ 나의 심장이 뛰고 있다.//(…)//집도의 순간은/ 순교의 시간이다/(…)/ 그러나/ 때론 너무 낯설다.'(시집 <때론 너무 낯설다>에서)

눈밝은 독자들은 이 장면에서 조 교수의 색다른 이력을 읽어냈을 법하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시인이자 수필가이기도 하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사람들을 겸손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의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버니 시겔의 <사랑은 의사>에 대한 짤막한 감상문에서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의사는 환자의 마음에 '삶의 의지'를 어떻게 일깨워줄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 사랑이 병을 치료한다! 사랑한다면, 환자들은 물론이고 의사들도 기적적인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그를 인터뷰했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저는 2001년부터 6년간 부산백병원 병원장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백중앙의료원 부원장으로서 미력하나마 병원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만, 지난 30년 동안 흉부외과 의사로서 주로 심장질환과 폐질환 환자 진료(수술)에 매진해 왔습니다. 저에게 찾아오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본연의 자세이고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틈이 나면 저의 의사생활 중에 느꼈던 것들을 시와 수필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해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수필 전문잡지 <에세이스트>에 장편수필 형식으로 연재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 고향에 얽힌 추억을 하나 말씀해 주시지요.
 
제 고향은 장유입니다. 장유초등학교 36회 졸업생이지요. 고향을 떠난 지 오래됐고 장유는 너무 발전하여 큰 도시가 되고 보니 옛날 고향의 모습은 간 곳이 없어요. 옛날 우리 집 터에는 큰 빌딩이 세워졌습니다. 그래도 아직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옛날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친구들의 눈 속에는 옛 고향의 풍경이 있어요. 유소년기에 뛰어 놀던 산과 들이 온통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예닐곱 살 때 일인데, 관동리 외가에 다녀오는 길에 대청리 어디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다 미끄러져 개울에 빠져 고생했던 일이 생생합니다. 1959년 추석명절 날 사라호 태풍 때문에 우리집 돌담이 와르르 무너져 놀랬던 일이 가물가물합니다.
 
- 의사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1986년 의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개심술(심장수술)을 부산백병원에서 처음 성공했을 때, 그리고 1997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첫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했을 때 고생한 보람을 느꼈지요. 그때 신문·방송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심장수술을 약 5천명 했습니다. 1998년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이 있었는데, 당시 이 사람은 선천성심근증으로 사경을 헤매던 22세의 젊은이였습니다. 수술은 성공했지만 평생 동안 어떻게 잘 살아갈까 걱정했는데, 이 사람이 수 년 전 결혼하여 아들까지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런 것이 외과의사의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대한흉부외과 학회장에 취임했을 때는 흉부외과 의사로서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평소 수술한 환자들이 회복됐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 앞으로의 포부는?
 
3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의 여건이 좋지 않아 선천성심장병 아이들이 선진국(미국, 캐나다)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그 빚을 갚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는 지난 수 년 간 의료취약 국가(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아이들을 초청하여 무료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내·외 불우 환자들에 대한 구제활동에 더욱 매진할까 합니다. 또 새해부터는 대한결핵협회 남부(부산·울산·경남) 지회장을 맡아 결핵퇴치운동에 일조할 계획입니다.


조광현 교수는 ─────
1949년에 김해시 불암동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1982년 인제대 의대 흉부외과 조교수로 들어갔으며 2001년 1월부터 6년간 인제대 부산백병원장을 지냈다. 부산시의사회 의학대상,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에세이스트>를 통해 신인상에 당선되며 수필가로, <미네르바> 추천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부산시 의사문우회 홍보이사·편집이사·부회장 역임 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최신 흉부외과학> <이식학> 등 4권의 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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