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재 김해뉴스 독자위원·김해문화네트워크 대표

늘 이 시기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빨리 한해가 지나갔나? 우린 뭘 했나?' 하고 느끼실 겁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한 해가 정말 빠르게 지나간 듯하지만, 여전히 꺾이지 않는 코로나는 우리의 시간을 아직도 붙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올 한해를 정말 더딘 순간순간으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해는 오랫동안 문화도시예비사업을 시작으로 문화도시의 지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열심히 준비했지만 지정도시 명단에서 이름이 빠지는 아픔을 겪으며 내부적으로 제대로 된 진단을 위해 노력하고, 2020년 다시 한 번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필자는 책임연구원으로 문화도시실험실에 참여하면서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많은 이들의 애씀과 수고를 보면서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주,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심사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작년 뼈아픈 실패를 맛보고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시민주도', '시민중심'이라는 키워드의 반영이었습니다. 야심차게 진행한 핵심프로젝트는 도시문화실험실입니다. 김해를 5개권 역으로 나누고 책임연구원, 시민연구원, 센터담당직원이 함께 지역을 탐방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자원을 발굴해 지역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말 그대로 '실험실'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김해에 많은 문화자원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이들이 환경적인 제약으로 그리 자유롭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맞춰가고, 열정으로 하나씩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모습을 봅니다.
 
청년에서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로 이곳에서 살아가야할 나와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며 지역을 변화시켜가려는 몸부림을 봅니다. 특별한 보수도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온 몸을 불사르는 분들을 보며, '벌써 김해는 문화도시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문화도시가 무엇인가에 대한 점검을 다시 해봅니다.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정책적으로 반영해야하는 문화도시의 상이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이 조금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걸어온 과정이 잘못되거나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이 과정에서 성장한 시민들과 함께 그 과정을 버텨온 직원들의 애씀이 있기 까닭입니다.
 
늘 이야기하듯이 많은 사업들의 성과지표가 정량적이고 결과 중심적이라 하더라도, 올 한해 역경을 뚫고 똘똘 뭉친 이들의 소박하지만 이야기가 담긴 인고의 과정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 하다 생각됩니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은 단순한 예산의 편성이나 사업의 평가, 잘 꾸며지고 보기 좋은 경관의 가치보다는 이 작은 몸부림을 격려하고, 시민들의 열정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 할 수 있는 고위관계자들과 함께 시를 견인해가는 의회입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시민들의 문화의식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한 달이 조금 못되게 마지막 제출기간을 앞두고 있다 들었습니다. 재수도 좋고, 삼수도 좋습니다. 누군가 이야기 했듯이 의미 있는 재수, 의미 있는 실패라면 말입니다. 이 일들을 의미 있게 만들 것인지, 무의미하게 버릴 것인지는 보다 관심을 가져볼 일이겠습니다.
 
반드시 올해 김해가 문화도시로 지정돼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우리가 분석한 '시민중심'의 문화도시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된다면 좋겠습니다.
 
문화도시 지정 이후의 김해를 꿈꿔봅니다. 다음 숙제는 '지속성'이겠지요. 이 가치를 함께 느끼고 누릴 수 있다면 이미 우리는 문화도시 김해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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