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돈 김해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우리 고장 김해는 금관가야의 도읍지로서 예로부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하류에 위치하고 있어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하여 농업이 발달되어 왔으며, 특히 김해평야는 우리나라의 3대 평야에 들어 갈 정도로 넓은 농토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로 인하여 산기슭과 들판은 공장과 아파트지대로 변하면서 일부 하천은 아예 없어지거나 복개되고 마을 연못이 하나, 둘 매몰되면서 김해의 자연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그동안 40여 년에 걸친 도시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자연 환경의 필요성을 느낀 김해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인하여 도심의 자연 환경이 되살아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그 동안 김해시가 추진해 온 해반천과 대청천을 비롯한 마을 하천 생태 환경 개선 사업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동김해지역을 가로지르는 신어천은 인근의 축산오물과 공단에서 흘러나오는 악취, 산책길의 미비한 시설 등 하천 환경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어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해반천과 대천천 등 잘 정비된 하천을 보면서 부러움과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140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여 추진한 신어천 복합 공간 하천 정비 사업으로 인하여 수질이 개선되고 산책용 나무 테크와  운동 시설 설치 등 하천 환경이 개선되면서 주민들의 발길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이어서 올해 12월부터 2023년까지 179억을 투입하여 여름철의 심한 악취와 산책길 유실, 어두운 산책길 등으로 인하여 불편을 겪고 있던 신어천의 하류 부분에 교량 개설, 가동보 설치, 야간 보안등을 설치하고, 징검돌다리와 자연 생태계 관찰 데크, 어류 서식처, 화장실 등을 설치한다는 김해시의 발표는 동김해 지역 주민들에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신어천 하류의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로 인한 침수를 예방하여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쉬는 자연친화형 힐링 하천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신어천은 신어산 기슭에서 발원하여 삼안동을 거쳐 서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약 7.4Km에 이르는 낙동강의 지류이다. 원주민인 조모 씨에 의하면 안동공단과 삼방주택지구가 형성되기 전인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다슬기, 가재, 뱀장어, 메기, 붕어, 은어 등이 살던 깨끗한 물이 흘렀다고 한다. 1980년대에 가야개발㈜이 발원지에 흘러내리던 계곡의 물을 막아 골프장 용수로 사용하면서 갈수기인 봄철에는 신어천은 서낙동강의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다시 신어천으로 흘려 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신어천은 때에 따라서 건천이 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으므로 항구적인 수량 확보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신어천은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이 신비한 물고기가 노니는 것을 보고 신어천(神魚川)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삼방동은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에 왜적에 맞서 김해읍성을 지키다 순국하신 우리나라 최초의 의병장인 관천 이대형의 충절과 아버지의 시신을 찾아오기 위해 적진에 뛰어 들었다가 순절한 아들 효와 왜군의 겁탈에 항거하여 연못에 몸을 던져 자결한 질녀의 열을 한 가문에서 실천하였으니 충효열의 세 가지 꽃다운 아름다운 일이 있었다고 하여 마을 이름을 삼방(三芳)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김수로왕과 신어를 테마로 한 스토리텔링 재구성 그림, 이대형 의병장를 넋을 기리는 동상 또는 그림 등을 신어천 산책길에 설치하면 삼방동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가치로운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히 신어천의 자연은 되살아나고 있다. 일부 행정가와 전문가들만이 참여하는 하천이 아닌 주민들의 의견과 함께 소통하면서 지속적인 하천 관리를 통하여 신어천 환경 개선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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