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인이 젊은 시절 싸움을 좋아하여 많은 싸움질했던 이야기를 일종의 무용담으로 하곤 했다. 농담삼아 어떻게 하면 잘 싸울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비밀이라고 했다. 기분 좋아 보일 때 살짝 힌트만 달라고 하니 중요한 것 중에 한 가지라며 알려 주었다. 인체 각 부위 중에 안으로 들어간 부위를 공략하라는 것이었다. 얼굴에서 눈, 몸에서 겨드랑이, 목, 등 감춰지거나 들어간 곳이 급소라는 것이다. 관상학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살아왔던 사람인데 경험적으로 터득한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 원리는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다. 튀어나온 것은 발달한 것이고 들어간 것은 취약한 것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큰 것은 발달하여 강한 것이 되고 작은 것은 에너지가 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원리가 사람의 모양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면의 의미를 챙긴다면 들어간 것은 보호가 필요하거나 소중한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것이다. 아무튼 크게 강조된 구조는 관련된 기능이 강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의 모양새를 관찰할 때, 얼굴의 각 부분을 살펴보기도 하지만 먼저 몸의 비율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준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몸의 각부를 쪼개어볼 때 가장 간단한 방식은 머리와 몸으로 나누는 것이다. 머리와 몸이 조화로운 비율일 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대부분 비율이 약간씩 기울어져 있다. 현생 인류의 모양은 수많은 진화를 통해서 이룩된 것이다. 몸이 머리보다 큰 사실은 몸을 머리보다 더 많이 활용해야 생존의 요건에 잘 맞는다는 기본 전제 하에 있는 것이다. 즉 '행동을 많이 하고 생각을 적당히 하는 것이 몸의 구조와 잘 맞다' 는 뜻이 된다. 지구 위에서 잘 살아가려면 몸을 많이 써야 된다는 의미도 갖는 것이다. 요즘은 머리를 너무 많이 쓰는 시대라 몸의 구조와 걸맞지 않는 면이 많다.

흔히 머리와 몸의 비율을 팔등신, 칠등신 등 미적 측면에서 관찰하는 데 관상학에서도 그 비율을 나눈다. 관상학적 분류는 단순히 키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크다'와 '작다', '힘이 있어 보인다'와 '힘이 없어 보인다' 등 파워나 에너지 체계를 비교하는 측면이 더 강한 것이다. 팔등신처럼 절대적 기준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비교에 의한 결과를 채택하는 것이다.

머리가 큰데 몸도 크다면 상대적으로 머리가 크지 않은 것이고, 머리가 작은데 몸이 왜소하다면 상대적으로 머리가 커지는 것이다. 상대적 비교를 통하여 양(陽)의 기운에 가까운 지, 음(陰)의 기운에 가까운 지를 분류하여 보는 것이다. 이해를 위해 모양을 극단적으로 비교한다면 역삼각형 모양(▽)과 삼각형 모양(△)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다. 화장실 입구에 남녀를 구분하기 위하여 상기 부호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자연스러울까? 눈썰미가 없는 사람도 역삼각형 모양(▽)을 '남'으로 삼각형 모양(△)을 '여'로 배분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런 배분을 자연스럽게 여길까? 역삼각형이 역동적이고 양의 기운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머리와 몸의 비율에 따라 행동적 성향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사자'와 '기린'을 비교해 보시라. 사자처럼 머리가 크고 강하면 지배력이나 공격성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사람을 이끌려는 기질이 강하고 대체로 독립적인 일이나 사업을 구하는 사람들의 머리는 대부분 크거나 강한 느낌을 주는 모양을 가지고 있다. 단순하게 키나 수치적인 비교만을 통하여 파악하는 것은 아니다. '콩나물 대가리'처럼 길이는 짧아도 에너지가 모인 것을 말한다. 얼굴을 포함하고 있는 머리에는 많은 기운이 나타나는 법이다.








박청화 청화학술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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