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우리민족의 교육열은 삼국시대부터 중국 '전당서'와 '후당서'라는 역사책에 "고구려인들은 학문을 좋아하여 궁리(窮里)의 시가(?家)에 이르기까지 큰길가(衢側)에 모두 장엄한 집[嚴屋]을 짓고 평민들의 자재들을 교육하는 '경당'이라는 사설 교육기관이 만들어져 서로 학문을 힘써 권하였다"고 기록될 만큼 열성적이었다. 
 
고구려의 관학인 '태학'은 상류층의 자제를 모아 유학을 중심으로 교육했으며, 후기에 설치된 경당은 일반 평민층이 그들의 자제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해 경전과 궁술을 가르쳤다. 평양 천도 이후 경당은 지방의 각처에 설치돼, 문무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했다. 그러한 우리민족의 교육열 덕분에 20세기 후반부에서부터 우리나라의 위상은 수직상승해 세계에서 열손가락에 꼽히는 경제력을 가지게 됐고, 사회전반적인 발전으로 역사이래로 가장 번성한 시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부모들이 가지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은 열정을 넘어 극성스러운 정도이다.
 
중국 전국시대에 맹자의 부모는 자녀를 위해 세 번의 이사를 하여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가 생겼지만, 작금의 우리네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이민도 불사할 정도로 극성을 띄고 있다. 오죽하면 강남 교육특구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러한 빗나간 자식사랑이 일부의 지도층 인사 공직 임명과정의 청문회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교육은 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교육제도의 폐단이 드러나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육제도가 바뀌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오년지소계'로 바뀌었다. OECD 국가의 서열 중에서 우리나라가 바람직스럽지 못한 1위중에는 대학 진학률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여도 취업이 바늘구멍과 같이 어려운 현실에서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도 충분히 미래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입시에 관한 문제였다. 그러나 현재는 대학입시뿐만 아니라 외고, 과학고, 국제고와 같은 특목고 설립과 운영에 관한 문제가 학부형들에게는 매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한 단면만보고 운영 중인 학교를 바꾼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국내의 특목고를 없애면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극성이 더 많아질 것은 분명하다. 20세기말 이후부터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세계 경제의 톱을 차지했다. 21세기는 한사람의 훌륭한 리더가 수 많은 사람들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 뿐만 아니라, 5차산업혁명을 창조하는 새로운 리더를 양성하여야 한다.
 
19세기 이전의 인재양성은 소품종 대량 생산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21세기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융합적 창의력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 그래서 중등 교육과정도 과학, 기술, 환경, 예술, 수학을 융합적으로 공부하는 STEAM 교육과정을 도입하였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한 교과서를 예전의 전공교과처럼 교사가 나누어 가르치는 현실이다. 특목고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일반고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학교의 재량에 따른 운영은 아주 미미한 정도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종류는 일반고, 특수고, 특성화고, 자율고 등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고등학교들을 잘 운영하여 교육으로 인환 사회의 혼란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질적 수준도 높이고,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바로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 21세기형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각 학교마다 특성을 가진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야 배우는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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