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외동에 공사중인 김해제일고등학교, 현재 50%정도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 개교예정인 김해제일고등학교(이하 제일고) 건물의 준공이 지연되고 있어 학생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30학급 규모로 김해시 외동에 건립 중인 제일고는 지난 2월 착공해 내년 개교에 맞춰 준공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학교부지가 문화재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지난 4월 관련 법규에 따라 문화재 발굴작업을 먼저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토목공사에 따른 인근주민들의 민원이 증가하면서 착공이 더욱 지연됐다. 11월말 현재 공정률은 50% 정도로, 준공은 일러야 내년 4월 중으로 늦춰질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제일고 입학생들은 이미 폐교된 옛 봉황초등학교(이하 봉황초)에서 수업해야 할 처지다.

▲ 김해시 봉황동 옛 봉황초등학교의 스탠드.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다.

1970년에 지은 봉황동 봉황초 건물은 2006년에 폐교됐다. 그 후로 오랜 시간 관리가 되지 않아 낙후된 상태다. 스탠드와 조회대는 페인트칠이 전부 벗겨져 일어났고 화장실 바닥은 오랜시간 물때가 앉아 지저분하다. 식물원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곳은 유리가 깨진 채 방치돼 있어 안전사고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청소한 지 오래돼 건물벽 구석구석에서 거미줄을 볼 수 있으며 운동장 곳곳에는 잡초들이 무성한 상태다.
 
현재 옛 봉황초등학교 건물은 2006년부터 부산~김해 경전철사무소로 포스코건설측에서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측은 다가오는 12월 22일까지 사용하기로 계약이 돼 있다. 현재 교실 및 복도는 포스코측이 정비해 깨끗한 상태지만, 사무실용도로 개조돼 있어 교육용도로 변경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포스코건설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나간 후 건물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우리는 계약만료시점만 지켜주면 된다"며 "책상 등 집기는 모두 들고 나가겠지만, 복도와 벽 등을 우리가 개조한 상태 그대로 놔두고 갈 것인지 아예 철거할 것인지는 경상남도교육청과 상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4백여 명(39명씩 10학급)에 달하는 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2달 동안 배정받은 학교가 아닌 전혀 다른 곳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많은 인원이 제일고가 준공될 때까지 봉황초로 등교하다가 준공 후 학교를 옮기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소식을 접한 중3 학생들 및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A중학교에 재학중인 3학년 이 모(16)군은 "이런 곳에서 한달 넘게 수업을 받아야 한다면 학교에 다니기 싫을 것 같다"며 "여기 배정받을까봐 솔직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 모(45)씨 또한 "고등학교 학업은 출발이 중요한데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심란하게 지내다가 다른 학교 아이들보다 뒤쳐질까봐 걱정"이라며 "우리 아이가 이 학교에 배정받는다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상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포스코가 나가면 깨끗하게 재정비하고 집기도 모두 갖춰서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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