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이루마 이정유 대표가 객석에 앉아 연극 감독과 연출가가 갖춰야 할 자세와 자부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품 기획, 캐스팅, 연기 지도 등
 무대·공연의 전반적인 역할 수행
 예술성과 긍지, 시대 정신 갖춰야
"잘 차린 밥상같은 무대 만들 것"



"그야말로 '작품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사람이죠. 배우와 스태프들의 식사를 챙기는 것까지도 연출가의 역할이 될 수 있어요. 다만 그 작품의 완성도 역시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풍족하진 않지만, 분명 아름다운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극 감독 및 연출가는 작품을 해석해 연극배우들을 지휘하고 스태프 등 연극 관련 종사자의 활동을 총괄하는 직업이다. 그야말로 '무대의 절대자'와 같다. 연극 한 편을 만들기까지 연출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희곡을 선정하는 기획 과정부터 배우를 캐스팅하고 무대, 조명, 분장, 음향 등의 스태프를 구성해 지휘·통제하는 연극의 전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외에도 극의 분위기에 맞게 무대를 구성하고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하며, 동선부터 표정·손짓·걸음걸이까지 디테일한 연출을 설정한다.
 
연극 인생을 걸어온 지도 벌써 24년째라는 극단이루마 이정유 대표는 '연출가'의 역할에 대해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있는 무대의 책임자"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요구사항이 많은 연출가'라고 소개했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그의 요구는 오직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애정이자 관심이다.
 
극단이루마의 대표이자 배우이며 기획·연출·무대 등 모든 분야를 맡고 있는 이 대표는 19살 처음 연극을 접한 이후 한결같은 연극 인생을 살아왔다. 당시에도 끼가 많았던 그는 '극단 마산'에서 활동하는 연극인들의 에너지에 푹 빠져 이듬해 김해연극협회 창단멤버로 연극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 뜻있는 7명의 연극인이 함께 모여 만든 '극단이루마'가 탄생했다. 부원동에 위치한 25평짜리 연습장에서 인제대 부근 반지하 방, 내동 상가를 전전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극인으로서 토대를 탄탄히 쌓는 과정이기도 했다.
 
2014년부터 4년간 김해문화의전당 상주단체로 활동하던 그와 극단이루마는 2018년 3월부터 비어있던 한빛도서관 공연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며 호응이 커졌다. 현재는 한빛도서관 상주극단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빛나는 무대를 펼치고 있다.
 
극단이루마가 펼쳐온 연극은 총 120여 편으로, 공연 횟수는 몇 제곱이 될 정도다. 이 대표는 연출가가 극단 단원들과 계속해서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연극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현재까지 김해 역사인물 찾기 시리즈 공연 등을 펼치며 지역 극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왔다. 
 
또한 이 대표는 연출가라면 진정성과 진중함, 순수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바로 '연극의 본질'이라고 말한 그는 "관객에게 '정성껏 차려낸 밥상'과 같은 무대를 선사해야하며, 특히 지역 연극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출가란 오로지 관객을 만나기 위해, 관객을 생각하면서 연극을 만드는 직업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관객을 위한 희생을 기꺼이 해내는 이가 바로 연출가"라며 웃었다.
 
연출가는 연극 무대와 작품의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만큼 예술성과 리더십을 담보로 하는 직종이다. 의사소통능력과 추진력, 창의력 역시 중요한 요소이지만, 무엇보다 연출가 자신이 '정의로워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 편의 연극에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 담겨 있기 때문에 무대를 만드는 연출가가 먼저 정의롭고 진실된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관객에게 부끄럽지 않은 창작자가 돼야 한다"며 "가끔 무대와 관객을 만나는 것에 소홀한 연극인을 보면 화가 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연출 모토는 '교훈·감동·웃음·놀이·재미를 주는 연극'이다. 무대 안에 이 모든 요소를 넣기란 쉽지 않지만, 그의 무대는 늘 박수갈채와 환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매번 공연을 보러오는 '팬'들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감독이자 연출자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바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을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워크넷 '2019 재직자가 생각하는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연극 감독 및 연출가’의 향후 5년간 일자리 변화에 대한 생각은 '유지'가 43%로 가장 높고, '다소 감소'가 27%, '다소 증가'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가들은 연극연출가의 고용이 향후 5년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연극축제 활성화, 테마별 특성화된 소규모 공연 증가와 함께 순수예술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도도 좋아지고 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연에 대한 지원도 늘어나고 있어 향후 연극연출가의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해뉴스 김미동 기자 m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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