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 최대 축제인 '가야문화축제(4월 4~8일)'가 올해로 36돌을 맞았다.
 
<김해뉴스>는 지난해 축제 종료 직후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축제 관계자들은 그 기사가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안좋은 점을 지적하는 기자의 마음도 불편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올해는 "두 눈 크게 뜨고 좋은 장면을 많이 찾아내야지"하면서 축제기간 여러 번, 시간대별로 현장을 누볐다. 시민들은 물론, 축제 구경을 온 다른 지역 관광객들을 만나 인터뷰도 했다.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옮겨본다. 더 나은 축제를 위한 불가피한 고언으로 여겨주기 바란다.
 
#장면1=대성동고분군박물관 근처에서 만난 부산의 관광객 가족. "설마 '닌자거북이'를 세워 놓은 건 아니죠?" 김해시의 마스코트이자 캐릭터인 '해동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구지가'에 나오는 거북이를 형상화 한 것이라고 전해주자 이렇게 말했다. "그럼 안내판이라도 하나 세워두죠!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장면2="차량을 통제한다더니, 행사장에 왠 차들이 이렇게 많아?" 커다란 카메라를 손에 든 관람객 몇 명이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 여러 지역의 축제를 구경하러 다닌다는 축제마니아들이었다. "축제 관계 차량들은 아침 일찍 와서 준비하고, 관람객들이 오기 전에 다 빠져나가야 행사장이 더 넓고 산뜻해 보이지 않나요? 출입시간을 따로 주면 될 텐데!"
 
#장면3=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구경 나온 한 부부. 옆으로 휙 지나쳐가는 오토바이에 놀라 한 마디 했다. "오토바이는 차량 통제에 해당 안되는 건가요?"
 
#장면4=김해의 읍면동 지역 음식부스를 이용한 관람객들은 "부스마다 음식이 똑같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인기 음식을 팔면 좋겠어요. 대동국수와 화포메기국이 반갑더라구요. 부원동 부스에서 그 유명한 새벽시장 수제비를 팔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거들었다. "불암동 장어마을에서 장어를 한 점씩 맛보기용으로 제공하고, 한림면에서 후식으로 딸기를 몇 알 내놓는 건 어때요? 맛이 있으면 정식으로 사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행사장 한쪽에 따로 마련된 음식점에 대해서는 아예 구체적인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음식값이 너무 비싸 한 번 놀랐고, 카드결제와 현금영수증 처리가 안돼 두 번 놀랐어요. 김해시가 영업 허가를 내 준 게 맞나요?"
 
#장면5=지난 2003년 대성동고분군박물관 맞은편에 이우환 조각가의 설치작품 '무한의 언덕'이 전시됐다. 이 예술작품에 무언가를 묶었던 밧줄이 감겨 있었다. 이 사실을 접한 일부 시민들은 "행사 부스가 예술작품을 가리는 것도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게 밧줄을 묶어두는 것도 그렇고…. 작품 홍보 기회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면6=첫날 개막식 때 고분 위 노출전시관 지붕에 일부 관람객들이 올라갔다. 관련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추락 사고라도 날까봐 전전긍긍했다. 일부 시민들은 "'가야문화축제'라면서 가야시대 고분과 시설물을 마구마구 밟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참에 시민의식도 한번 짚어 봐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긍정적인 모습도 더러 보였다. 김해의 어린이들은 축제를 무척 즐겼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단체로 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왕관 만들기 체험을 했고, 직접 만든 왕관을 머리에 쓴 채 아장아장 축제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왕관을 쓴 어린 수로왕과 허왕후'들은 축제 현장의 마스코트였다. 이런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가야문화축제'를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더욱 더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