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나를 반기는 건 싱그러운 초록빛 새싹들도, 노오란 개나리도 아니고…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오는 알레르기. 목이 부어오른다. 심하면 미칠 듯한 기침과 콧물이 나를 괴롭히고 머리마저 어지러운데, 지금은 완전 초기임을 나는 안다. 피부도 가렵고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 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겨우 천연비누 세안하고 스킨 바르고… 지금 나는 완전 좌절 모드에 빠져 있다.'

봄만 되면 알레르기 질환 때문에 고통받는 정 모(37·여·내외동) 씨. 그는 봄을 맞는 두려움을 자신의 카카오톡을 통해 이렇게 하소연 하고 있다. 실제로 봄이 되면 따뜻한 날씨와 함께 꽃가루와 황사먼지 등이 찾아온다. 이로 인해 겨울철에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봄을 맞은 우리의 몸은 쉽게 각종 알레르기 질환에 노출된다. 봄철 알레르기 질환의 종류와 원인,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 봄철 알레르기 대표질환 원인과 증상

▷알레르기 비염
코 점막이 꽃가루나 황사먼지 등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으로서, 원인물질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다양한 매개 물질에 의해 자극 부위에 염증을 일으킨다. 증상으로는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발작적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이 주요 증상인데 이 세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코 주위 가려움이나 두통, 후각 감퇴 등이 나타난다. 합병증으로는 급성부비동염과 중이염, 인후두염 등이 있다.
 
▷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과 마찬가지로 봄철에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 즉 알레르겐의 확산과 흡연, 실내오염 증가, 식생활 변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알레르기 천식은 알레르겐을 흡입해 발생한 알레르기 염증과 기관지를 구성하는 기관지 평활 근육의 이상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넓어지는 것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호흡곤란과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천명, 기침 등이 동반된다. 또 알레르기 천식은 아토피와 연관이 있다. 따라서 증상이 악화가 될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레르기 결막염
공기중에 떠다니는 황사나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 결막에 접촉,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염증 질환이다. 눈물, 가려움증,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눈 속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거리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눈부심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노란 눈꼽보다는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분비물이 많이 끼기도 한다. 눈 주위가 부어오르거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때는 각막상피에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피부염
건조한 공기와 강한 햇볕, 황사먼지나 꽃가루 자극에 의해 봄철 피부는 손상을 입기 쉽다. 또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쉽게 재발할 수 있으며, 재발할 경우 이전보다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봄철 피부관리와 관련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청결이다. 얼굴이나 피부에 황사먼지나 꽃가루가 남아 있으면 피부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주요 증상은 가려움증, 벌겋게 부어오름, 뾰루지 등이다. 심할 경우 물집이 잡히거나 두드러기 등도 생길 수 있다. 한 부위에 증상이 생기면 대체로 서너 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다른 부위에 다시 생기기도 한다.
 

■ 치료법
봄철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법은, 꽃가루나 황사먼지 등 특정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이 가장 기본적이다. 증상이 해마다 반복되거나 심할 경우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원인항원을 찾아내고,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유발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적절히 복용하는 약물치료법이 있다. 1년 내내 지속되는 알레르기 증상이 아니고, 봄철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증상일 경우 미리 알레르기 억제약을 복용하거나 증상 발생 후 단기간 약을 복용하는 방법으로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그외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대해 인공적으로 내성을 키워주는 면역요법이 있는데, 규칙적으로 해당 물질에 접촉해 내성을 키움으로써 치료 효과를 장시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령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일 경우 꽃가루 항원을 인위적으로 투여해 면역력을 키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해 아이비이비인후과 강재용 원장은 "약국에서 임시로 코를 뚫어주는 점막충혈제를 구입해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물성비염이 발생해 코막힘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며 "알레르기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용량과 적당한 기간의 약물치료를 하는 게 좋다. 환자 스스로 판단해 약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사용하면 부작용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생활 속 예방법
접촉성 증상이 강한 봄철 알레르기성 질환은 원인 물질과 오염된 환경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외출할 때는 마스크나 모자, 선글래스 등을 착용하거나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도록 긴소매 옷이나 선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 또 실내 환기를 자주 하면 꽃가루나 황사먼지가 유입될 수 있으므로 바람 부는 날에는 환기를 삼가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재용 원장은 "외출 후에는 옷을 잘 털어내고 얼굴, 손, 발 등 노출 부위를 깨끗이 씻어야 하며 세탁물도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좋다"며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고, 잦은 목욕보다는 미지근한 온수로 가벼운 샤워를 한 뒤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Tip)알레르기 질환에 좋은 음식

▶물:피부를 건강하게 하고 몸속에 축적된 노폐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하루 8~10잔 정도.
▶과일:비타민은 면역력을 높여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C가 풍부한 봄철 딸기.
▶돼지고기:중금속 해독과 배출 능력, 신경자극 조절능력이 있는 비타민 B1이 풍부.
▶콩과 두부:비타민E와 B가 풍부한 콩과 두유는 감염예방 효과가 있다.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
▶김치:발효식품인 김치는 비타민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좋다.








도움말=강재용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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