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다 필요없으니까…집에 그냥 있어요."
 
김해에서 용접일을 하고 있는 스리랑카인 인다(37) 씨. 2년 전 고향에 들렀다가 아내의 만류를 들어야 했다. 한국에 가지 말고 함께 살자는 부탁이었다. 두 아들 생각도 같았다. 인다 씨 가족에겐 돈보다 아빠가 더 소중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다 씨는 아내와 아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눈물 흐르고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그렇게 하는 게 가족을 위한 일이라 믿고 있다.
 
인다 씨가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09년이었다.
 
"우리나라(스리랑카)는 월급이 '조금'이에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처음엔 경기도 오산에서 일했어요. 그러다 더 좋은 직장을 찾아 이곳 김해까지 오게 된 겁니다."
 
그는 용접기술자다.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를 곧잘 하는데,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게 한국말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됐단다.
 
인다 씨의 가족은 글람보라는 농촌마을에서 살고 있다. 쌀농사가 주업이고 한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날'이라는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진 않지만, 인심만은 좋은 시골마을이라고.
 
"좋은 직장을 찾아 김해에 왔지만 스리랑카에서 함께 온 두 친구는 여전히 오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년에 두 번 만나는데, 그날이 바로 설날과 추석날이에요. 지난 설날에도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생활도 이젠 크게 낯설지 않아요."
 
그는 한국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날씨처럼 흐린 날도 있고 궂은 날도 있다고 답했다. 음식이 맛있을 때도 있고 맛 없을 때도 있으며, 사람들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
 
최근 그의 고민은 '반말'하는 한국인 동료들이다. 비록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에서 왔지만, 반말하고 무시하는 한국인들이 아직 있다는 것이 인다 씨의 증언이다.
 
"반말 많이 해요. 재미 없어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 그만 두는 그의 모습에서 외국인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 한국인에 대한 아쉬움이 보였다. 일이 힘들고 고향생각과 가족생각에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수입이 괜찮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월 110만 원 정도를 벌면 아주 잘 버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몇 십만 원을 더 버니까 수입이 괜찮은 거죠. 은행을 통해 집으로 송금한 뒤 전표를 받으면 마음이 뿌듯해져요."
 
인다 씨 아내의 만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화통화를 하면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오라고 하는데, 사뭇 명령조다.
 
"전화하면 늘 같은 얘기를 해요. 저라고 마음이 편하겠어요? 고향서 떠나올 땐 눈물이 다 나던 걸요. 예상했던 어려움이지만 요즘은 정말…."
 
인다 씨는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다. 사랑받는 존재다. 좀 더 인간적인 배려를 해 준다면 함께 행복할 수 있을것 같다"며 "멀리서 아들 키우느라 고생하는 아내에게 지면을 통해 고맙고 사랑한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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