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의 전직원 희망퇴직 접수와 관련해 지역 부품업계는 향후 생산에 미칠 파장을 생각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 전직원 희망퇴직 접수
노조 “경영진이 책임지고 사퇴”
지역부품업계 “올 것이 왔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지역 자동차부품생산 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역 상공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르노삼성은 내수와 수출부진 등을 이유로 다음달 26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받는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은 2019년 3월 이전에 입사한 사무·생산·서비스직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대상이다. 
 
르노삼성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지난 2012년 이후 햇수로 9년 만의 일이다. 르노삼성은 이미 이달 초 임원 감원과 임금 삭감을 결정하고 비상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원은 50여 명에서 30여 명 수준으로 줄고 임금도 20%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총 11만6166대를 판매해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 측의 이번 발표에 대해 노동조합은 즉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는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신차 없이 인력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좋게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과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기까지 노력해온 조합원들의 노고와 희생에 대한 보상이 희망퇴직이란 말이냐"며 사측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CEO와 경영진은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물량 감소와 판매 저하를 예상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김해·창원지역 기업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부산공장의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어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자동차 부품생산기업 관계자는 "르노삼성 수출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생산이 지난해 3월 종료되면서 부품업계는 이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면서 "보통 신차출시 계획에 따라 향후 부품 생산계획을 결정하는데 르노삼성의 경우 최근 XM3 수출계약 이외에는 생산에 영향을 미칠 만한 큰 계약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품생산기업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사이클은 보통 신차 출시부터 5년의 상승기와 그 이후 쇠퇴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르노삼성의 이번 구조조정 발표가 2015년부터 시작된 빅사이클의 하단부 정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한 만큼 이번 르노삼성의 희망퇴직 신청에 따른 경영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희망퇴직 신청을 기점으로 노사갈등이 장기화되거나 첨예한 대립 양상이 이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당장 받을 수 있는 일감도 줄어들 수 있다. 노사갈등으로 생산현장이 멈춰 설 경우 지역 부품업계에는 단기적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 전문가는 "부품회사들이 자구계획과 비상경영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르노 본사가 국내 생산공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인데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역할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게 됐을 때 글로벌 생산 조정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산업 특성상 신차 발표 이전에 완성차 회사와 부품회사들은 생산계획을 공유하기 시작하는데 현재까지 국내 부품기업들에 공유된 생산계획은 별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송희영 기자 edito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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