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만화가가 자신의 SNS 페이지에 올린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라는 의문이 주요 골자였다.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 국회의원은 공개적으로 "저런 자들과 동시대를 살아야한다는 자괴감과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우리가 제대로 친일청산을 했다면 저런 반민족적인 언동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현대사회가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시대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조국이 위기에 빠졌을 때 일제에 나라를 팔아가며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데 급급했던 친일파들의 삶은 '열심히'라는 단어로 포장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몸 바쳐 싸우며 모든 것을 희생한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대충'이라고 깎아내리는 반민족적인 시대정신이 아직도 이 사회 속에 버젓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은 일제 시절 피와 땀과 눈물로 맞서 싸운 조상들의 헌신 덕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독립운동가가 대충 살았던 것 아닐까 라며 그들의 삶을 폄하하고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는 등 대놓고 친일행위를 옹호하는 자들이 숨어있다. 민족정기를 훼손하고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자들이 남아있는 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이 독립운동가의 삶과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바이다. 다만 친일청산의 필요성, 역사인식의 부재, 교육 부족 등이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러시아 문호 네크라소프의 유명한 시구가 떠오른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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