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 생림면 사촌리 노옥희(63)씨가 지난해 여름 태어난 토끼를 안은 채 미소짓고 있다.
"토끼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가족들간의 사랑도 커졌습니다."
 
김해시 생림면 사촌리 노옥희(63·여)씨는 토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주황색 슬레이트 집 왼편으로 잔디가 깔린 마당 한켠에는 제법 널찍한 토끼 사육장이 있다. 촘촘한 그물망 안쪽으로 지름 30㎝ 가량의 플라스틱 주름관을 잘라 만들 토끼 굴까지 마련돼 있다.
 
말린 배추 잎사귀를 던져주자 9마리의 크고 작은 토끼가 굴속을 빠져나와 먹이를 먹는다. 검은색, 회색, 검은색 반점을 가진 흰색 토끼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오물조물 거리는 토끼들의 입을 보면서 노씨는 연신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노 씨는 "지난 늦여름 즈음 어미 토끼가 새끼 8마리를 낳았는데 5개월도 안돼 덩치가 어른 토끼만해졌다"면서 "한 녀석도 아프지 않고 잘 자라줘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노 씨가 토끼를 처음 사육하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김해 시내에서 어린이 집을 운영하던 딸이 원생들의 현장 교육을 위해 마당이 있는 친정집에 토끼 사육을 부탁하면서 부터. 내키지 않았지만 일단 성격이 온순하고 발육이 빠른 '친칠라' 종 2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마지못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노 씨는 곧 토끼 키우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노 씨는 "워낙 착하고 순진한 동물인데다 뚤멍뚤멍한 검은 눈동자를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가라앉고 정화되는 느낌"이라면서 "냄새로만 주인을 알아차리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고 사랑스럽다"고 흐뭇해 했다.
 
노 씨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자란 토끼 부부는 지난해 봄 처음 새끼 8마리를 낳았다. 그러나 첫 새끼 8마리는 금새 죽고 말았다. 재선충 방제를 위해 농약을 뿌린 풀을 뜯어다 먹인 것이 화근이었다. 노 씨는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토끼들이 죽었을 때 마치 자식을 잃은 아픔을 느꼈다"면서 "그 일 후 토끼들에게 줄 배추와 시금치 등을 텃밭에서 직접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 노옥희씨가 기르고 있는 토끼들이 먹이를 맛있게 먹고 있다.

노 씨는 몇 년 간 토끼 키우기에 정성을 들이면서 토끼 전문가가 다 됐다. 변과 오줌의 색깔만 보고도 토끼의 컨디션의 좋고 나쁨, 병이 있는지 없는지, 먹이량을 결정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이를테면 "촉촉하고 둥근 변을 보면 건강한 상태이다. 냄새가 심하고 진흙처럼 끈적끈적한 변을 보면 소화불량 징후다. 붉은 색깔의 오줌을 누면 과영양 상태이므로 먹이량을 줄여야 한다"며 충고와 처방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
 
이처럼 노 씨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어미 토끼는 올해 늦여름 또 다시 8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지난 봄 죽은 새끼 토끼들과 똑 같은 숫자다. "부주의한 실수로 토끼 새끼들을 잃고 마음이 허전했는데 새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는 노 씨는 "이 놈들은 무탈하게 잘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노 씨가 이처럼 토끼에게 애정을 쏟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 딸을 출가시키고 부부만 외롭게 살던 집에 손자와 딸들이 토끼를 보러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가까이 살고 있지만 토끼 키우기 이전에는 요즘 처럼 자주 찾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가족간의 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 씨는 "귀여운 토끼들과 손자들이 마당에서 뛰어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따듯해진다"면서 "가족들간의 사랑을 키워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키워보라고 권하고 있으며 원하면 분양도 해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 토끼 건강하게 기르는 법

토끼 키우기는 관심만 있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이 노옥희 씨의 주장이다. 다음은 노 씨가 조언한 토끼 키우기 방법이다.
 
1.먹이주기
 토끼는 어릴 때 물기있는 음식을 먹이면 설사를 한다. 어릴 때는 건초를 먹이고 어른토끼가 되면 사료
 나 풀을 줘도 된다. 어릴 때부터 당근같은 것만 먹인다면 죽을 확률이 높다.

2.친해지기
 토끼를 처음 데려왔을 때 바로 만지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죽을 수도 있다. 처음에는 물과 먹이만 떨어
 지지 않도록 한다. 3~5일 후에 적응된 듯하면 조금씩 손으로 만지면서 친해진다.
 
3.운동 시키기
 좁은 케이지 안에만 있으면 답답해 한다. 가끔 야외에 풀어놓고 운동시키는 것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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